현대카드 개인 신판 점유율 17.63%···3위권 자리 유지
애플페이·아멕스 등 글로벌 브랜드 제휴 선점 ‘분주’
최초·단독 제휴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 효과 기대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현대카드가 카드업계 내 시장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먼저 애플페이와 우선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단독 제휴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제휴에 발 빠르게 나서면서다.
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개인 신용카드 판매실적(국내·해외 일시불 및 할부 사용액 합계액)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 21.03% ▲삼성카드 20.61% ▲현대카드 17.63% 순으로 상위 3개사를 차지했다.
4위인 국민카드의 시장점유율은 16.33%로 3위인 현대카드와 1.3%포인트의 격차를 나타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개인 신용판매 실적에서 KB국민카드를 따라잡으며 3위 자리를 탈환한 바 있다. 이후 계속해서 개인 신판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올해에도 신용판매 시장 내 영향력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기업과의 독점 및 우선 제휴에 열을 올리는 것 역시 신용판매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먼저 이달 중 도입 예정인 애플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출시되면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의 국내 첫 파트너사로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페이는 지난달 3일 국내 출시를 위한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고 현재 서비스 출시를 위한 막바지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애플페이는 현대카드와 독점 계약으로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금융위가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유권해석 과정에서 독점 조항을 삭제하면서 여타 카드사들도 애플페이와 제휴를 맺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애플페이 이용자는 타 카드사 이용이 가능해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현대카드로 애플페이를 먼저 사용하겠다는 의견이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082명의 응답자 중 과반수인 57%가 현대카드로 애플페이를 먼저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타 카드사 이용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견은 30.7%를 차지했다.
애플페이와 최초 제휴에 이어 현대카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의 프리미엄 카드 상품군을 국내 독점 발급하기로 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21년 11월부터 아멕스의 프리미엄 카드 상품인 ‘센츄리온 카드’ 3종의 개인·법인 카드를 선보인 바 있다. 현대카드는 아멕스와 독점 제휴를 통해 오는 5월부터 센츄리온 카드를 단독 발급한다.
글로벌 브랜드와의 최초·단독 제휴를 토대로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시장 내 점유율은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9년 글로벌 대형마트 코스트코와 독점 계약을 체결한 이후 2위권인 삼성카드와의 신용판매 점유율 격차를 0.14%포인트까지 좁힌 선례가 있다. 애플페이의 경우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약 30%가 아이폰 이용자인 만큼 최초 제휴에 따른 점유율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다른 카드사들에도 애플페이 제휴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현대카드는 일찍이 애플페이 도입을 준비해 온 만큼 최초 제휴사로서 얻을 수 있는 시장 선점 효과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카드사들의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경쟁이 현대카드를 시작으로 촉발됐던 것처럼 향후 글로벌 브랜드와의 단독 제휴나 최초 계약 움직임이 카드업계 내에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