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미 판매 104만대 목표···전년대비 9.6% 성장
양적 성장 뿐 아니라 SUV 비중 확대 등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
고수익 브랜드 제네시스도 누적 판매 100만대 눈 앞···국내외 판매 확대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이미지=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꼽은 미국 시장과 제네시스가 올해 100만대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으며, 제네시스도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와 제네시스 성공으로 인해 지난해 현대차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도 계속된 성장세로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전년대비 9.6% 증가한 104만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현대차는 올해 전세계 시장에서 432만대를 판매하기로 했는데, 이중 약 4분의 1을 북미에서 채우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북미 판매량은 지난 2020년 81만2000대에서, 2021년 82만5000대, 2022년 94만9000대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미국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직접 챙기는 현대차 핵심 시장이다. 세계 자동차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사드 사태 이후 판매가 급감하면서, 정의선 회장은 미국 시장을 넓히는데 집중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수차례에 걸쳐 미국을 직접 방문하며 현장 경영을 강화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에서 직접 발표자로 나섰으며, 뉴욕 오토쇼, 조지아 전기차 공장 부지 등 현안을 살피러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또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표 이후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법인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했다.

이에 현대차는 미국에서 양적 성장 뿐 아니라 질적 성장까지 이뤘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00만대를 넘게 팔며 역사를 새로 쓴 바 있다. SUV 중심인 미국 시장에서 고수익 SUV 라인업을 확대한 전략이 통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과거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져 제값 받기가 어려웠으나, 최근에는 품질과 상품성을 높이면서 브랜드 가치가 올라 수익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에 선정한 ‘2023 최고의 고객가치상’ 총 12개 부문 중 7개 부문에 이름을 올려 ‘최다 수상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 파워가 선정한 ‘2023년 내구품질조사’ 부문에서도 제네시스가 2위, 기아는 3위, 현대차는 8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휩쓸었다. 자동차 그룹 중에선 2년 연속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현대차는 미국 딜러에게 제공하던 인센티브를 전년대비 70% 이상 줄이며 수익 개선에 성공했으며, 인센티브도 미국 평균 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대차는 향후 미국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 조지아 주에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5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는 올해 초 미국 IRA 대응을 위해 제네시스 GV70을 현지 생산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 미국에서 전기차 84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정의선의 차’로 불렸던 제네시스도 올해 누적 판매 100만대를 달성할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정 회장이 브랜드 초기 기획 단계부터 인사 영입 및 조직 개편까지 브랜드 출범 전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제네시스는 현대차나 기아보다 대당 수익성이 높아 현대차 영업이익 개선의 일등공신으로 알려졌다. 벤츠, BMW, 아우디, 렉서스 등 세계 유명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출발이 늦었지만 세단과 SUV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누적 판매 87만대 고지를 넘어섰으며, 최근 연 20만대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100만대 이상 판매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이어 유럽과 중국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성장세가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도 정 회장과 함께 울산 공장 제네시스 생산라인과 수출 선적 부두 등을 둘러보며 수출 상황을 점검했다.

한편 증권업계에선 올해 현대차가 미국과 제네시스 판매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는 올해 가이던스 발표를 통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약 11% 성장한 158조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영업이익은 적게는 10조2000억원에서 많게는 11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