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현대차·신한금융 등 주요주주 반대표 전망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 / 사진 = KT<br>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 / 사진 = KT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 이사회가 이사진 전원 합의로 윤경림 현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로 확정했다. 윤 사장은 이달말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차기 CEO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다만 대통령실과 여당이 윤 사장을 구현모 KT 대표와 ‘이익 카르텔’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윤 사장이 구현모 KT 대표의 ‘보은성 투자’ 혐의에 연루됐단 의혹으로 검찰이 내사에 나섰단 점 등은 정기 주총 표대결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KT 이사회 산하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소피텔앰배서더서울에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사장과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 윤 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 부사장 등 4인의 후보자별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이후 이사회는 차기 CEO 후보로 윤 사장을 최종 확정했다.

◇ 이사회 “윤경림, 글로벌 디지코 성장 비전 제시”

이사회는 정관상 대표이사 자격요건과 주요 이해관계자로부터 수렴한 최적의 KT 대표이사상에 대한 의견 등을 고려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서 ▲디지털전환(DX) 역량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변화와 혁신 추구 ▲기업가치 제고 ▲ESG 경영 강화 등에 중점을 두고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강충구 이사회 의장은 “윤경림 후보는 디지털전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며 “또한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기업가치 제고와 ESG경영 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했다.

이어 “이사회는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특히 윤 후보는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성장 사업 개발 및 제휴·협력 역량이 탁월하고, KT그룹의 DX사업 가속화 및 AI 기업으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강 의장은 “최근 정부와 국회 등에서 우려하는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 ESG 경영 트렌드 변화에 맞춘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겠다”며 “외부 컨설팅을 통해 CEO 선임 프로세스, 사내 후보자군 육성 등에 대한 현황을 점검하고, 국내·외 우수사례 분석 및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통해 객관성을 갖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사회 산하 지배구조위원회는 사내·외 후보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경제·경영·리더십·미래산업·법률 분야의 외부 전문가 5인으로 인선자문단을 구성했다. 인선자문단은 후보자들의 지원 서류를 면밀히 검토한 후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 요건을 기준으로 사내·외 후보 압축 작업을 진행했다.

이어 지배구조위원회는 사외 후보자의 경우 인선자문단의 1차 및 2차 압축 결과를 그대로 반영해 면접대상자를 선정했으며, 사내 후보자의 경우 인선자문단이 1차 압축한 후보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 리더십 진단 의견과 그간의 경영성과 등을 고려해 면접 대상자 총 4인을 선정했다. 이후 이날 이사진 전원 합의로 차기 CEO 후보가 확정됐다.

◇ 주총 ‘표대결’ 관전포인트···윤경림 “정부정책 적극 동참할 것”

이사회가 윤 사장을 차기 CEO 후보로 선정했지만, CEO 최종 선임 여부는 이달말 정기 주총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당장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10.13%)은 반대표 행사가 예상된다. 여기에 신한금융지주(5.58%), 현대차(7.79%) 등 당초 KT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던 주요 주주들도 반대표 행사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일찌감치 윤 사장을 ‘구현모 아바타’, ‘이익 카르텔’ 등으로 비판한 탓에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KT뿐만 아니라 신한금융지주의 최대 주주이자 현대차 2대 주주다.

윤 사장의 CEO 선임 안건이 주총에서 부결될 경우 이사회는 다시 대표이사후보심사위를 구성하고 대내외 공모 절차를 거쳐 후보자 선정 작업에 나서야 한다. 이에 따른 상무급 이상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은 또다시 지연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윤 사장은 이날 소감문에서 “CEO 후보로 선정된 것에 대해선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최근 정부와 주주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후보자로서 주주총회 전까지 적극 소통하고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은 과감하게 혁신하고, 정부정책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KT가 국민기업으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함께 네트워크와 디지털 인프라의 안정적 운용은 국민의 일상과 직결된 만큼 한순간도 흔들림이 없도록 챙길 것”이라며 “또한 최근 여러 주주께서 많은 걱정을 하고 계시는데 사업과 조직을 조기에 안착시켜 주주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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