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헬스케어 영역에 도입 활발···암 진단 시스템 전문 기업 '루닛' 주목
"AI 이용해 판독 의사 암 진단 보조 판독 정확도 20% 향상···진단 효율성도 높여"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과 파트너십···"GE헬스케어 등 파트너사 시장 점유율 50%"
AI로 암환자 조직 내 면역 세포 패턴분석···"항암제 반응 예측해 치료효과 극대화"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헬스케어 영역에 인공지능(AI)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암의 진단과 항암 치료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AI의 도움으로 조기에 암을 진단하고, 항암제 치료 효과도 극대화하겠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헬스케어 영역에서 AI활용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대량의 의료영상, 기록 데이터 등을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AI를 접목한 의료기기 개발도 증가 추세다. 글로벌 의료 AI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22018년 21억 달러(약 2조 4000억 원)에서 2025년 362억 달러(약 40조 원)로 연평균 50.2%의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 중 최대 관심사인 ‘암’ 정복에도 AI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의료 AI 1세대 국내 기업인 루닛은 먼저 암 진단에 주목했다. 초기 암의 경우 사람의 눈으로는 진단하기 까다로울 때가 있다. 육안만으로 이미지를 보고 진단하는 경우 암을 놓치는 비율이 30%에 이르는 까닭이다. 이처럼 관측이 어려운 초기 암 진단을 도와주는 AI가 바로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다. 루닛의 도와주는 것이 루닛의 암 진단용 AI 영상 분석 모델인,
루닛인사이트는 AI를 이용해 판독 의사의 암 진단을 보조한다. 한 마디로 암 진단용 AI 영상 분석 모델로, 각종 의료 기기와 장비에 도입 가능한 소프트웨어다. 루닛인사이트는 크게 ▲흉부 엑스레이 영상분석 솔루션(CXR) ▲유방촬영술 영상분석 솔루션(MMG) 2가지로 나뉜다.
CXR은 흉부 엑스레이 영상에서 10가지 이상소견을 검출할 수 있다. AI가 폐암부터 결핵, 폐렴과 기흉까지 판독하는 것이다. 폐암의 경우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1,2기에 진단을 받는다면 5년 생존율은 73%지만, 후기 진단의 경우 생존율이 18%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CXR을 이용한다면, 폐암 환자의 50%를 조기에 진단 가능하다는 게 루닛 측 설명이다.
MMG는 유방암을 검출한다. 유방촬영술 영상에서 유방암이 존재할 가능성을 나타내주고, 유방암으로 의심되는 부위의 위치를 표시한다. 유방 치밀도 분류도 가능하다. MMG를 통해 유방암 환자의 40%는 조기 진단 가능하다는 게 루닛의 연구 결과다. 흉부 엑스레이 유방촬영술의 경우 암을 놓치는 비율은 30%에 달하는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루닛관계자는 “루닛인사이트 활용 시 판독 정확도가 20% 향상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진단 효율성도 5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유방촬영술의 경우 재검사율이 30% 감소하고 검진 결과를 수령 하는 속도가 10배 증가했다”라고 부연했다.
세계 시장 의료기기에 루닛을 도입하는 전략도 주목된다. 루닛은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과의 파트너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E헬스케어(GE Healthcare), 필립스(Philips), 후지필름(Fujifilm), 홀로직(Hologic), 가던트헬스(Guardant Health) 등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패키지 제품도 출시했다. GE헬스케어, 필립스의 의료 영상 촬영 장비에 루닛의 소프트웨어인 루닛 인사이트를 도입, 연동한 패키지 제품을 내놨다.
이들 파트너 기업은 전 세계 엑스레이 이미지 시스템 시장의 절반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GE헬스케어의 경우 관련 시장의 20.5%를 차지한다. 필립스 13.2%, 후지필름 10%, 아그파는 6%다. 향후 세계 시장에서의 확대를 기대하는 배경이다. 루닛 관계자는 “본사 파트너 기업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50%가량”이라며 “파트너 기업과의 제휴로 향후 세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망했다. CXR은 총 42개국, MMG는 38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의료기관에서도 루닛을 활용 중이다. 루닛은 전 세계 700곳 의료기관에서 도입됐다. 국내 상급 종합병원 중에는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고대안암병원, 경희의료원, 강북삼성병원 등 총 7곳이 루닛을 사용한다. 국내 흉부 엑스레이 촬영량3중 CXR을 이용한 분석 비중은 2021년 10%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루닛은 암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까지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환자마다 항암 치료제 반응 등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100명의 환자가 있다면 100종류의 암이 있다는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개개인마다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점은 항암 치료의 어려움으로 꼽힌다. AI분석을 통해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고자 하는 암 치료 솔루션이 ‘루닛 스코프(Lunit SCOPE)’다.
루닛 스코프는 AI로 암 환자의 조직 슬라이드 내 면역 세포 패턴을 분석, 3가지 그룹으로 분류한다. 이후 면역항암제에 반응하는 환자를 정확하게 식별해내 치료 반응을 예측한다. 이를 통해 항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루닛은 2022년 3분기 말 기준 138억66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1년의 66억 4000만 원보다 증가했다. 다만 매출액 증가 추세에도, 아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루닛 측은 “연구 개발비가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루닛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2년 3분기 말 133%, 직전 연도의 경우 357%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