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주, 시장 확대와 증설 기대감에 최근 급등 사례 나와 눈길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도 장비주 다수 이름 올려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2차전지 소재주들이 올 들어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온기가 2차전지 장비주에도 퍼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와 자국 산업 보호 트렌드로 국내 배터리 기업의 해외 증설 이슈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미 일부 종목은 외국인 순매수가 붙으며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장비 제조사인 피엔티는 이달 들어서 3거래일 만에 20%에 가까운 상승 흐름을 보였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1.02%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상승 폭이다. 피엔티의 상승에는 외국인 매수세가 있었는데 이들은 이달 들어 22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외국인 순매수 3위에 해당한다.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2차전지 믹싱 장비업체인 윤성에프앤씨도 이달 들어서만 18.8% 상승했다. 윤성에프앤씨도 외국인 매수가 거셌는데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70억원을 순매수했다. 또 다른 믹싱 장비업체인 티에스아이도 같은 기간 15.6% 올랐고 레이저 노칭장비를 생산하는 디이엔티는 18.4% 상승했다. 이 밖에 2차전지와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필옵틱스, 2차전지와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오션브릿지 등은 이날 각각 10%, 5%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2차전지 소재주가 시장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장비주의 주가 흐름은 주목된다. 그동안 장비주는 소재주 대비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했었다. 투자자들이 2차전지 소재의 성장성을 더 높게 평가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2차전지 업종 자체가 시장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장비주도 들썩이는 모양새다.

2차전지 장비주의 경우 통상 수주 공시에 모멘텀이 발생하는 구조를 보인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종목 중에서도 수주 관련 공시가 투심을 자극하는 모습이었다. 오션브릿지의 경우 이달 초 263억 규모 2차전지 전해질공급장치 수주 공시가 있은 후 탄력을 받았고 윤성에프앤씨는 지난 1월 2100억원 규모 2차전지 믹싱 시스템 공급계약을 따낸 이후 주가가 50% 넘게 올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주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배터리 제조사의 증설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제조사들의 증설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의 배터리여권 등 자국 산업 보호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현지 생산시설 확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지 기업과 합작해 생산 시설을 지으려는 사례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삼성SDI는 오는 8일 GM과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는다. 합작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0~50기가와트시(GWh) 규모로 두 회사는 총 3조~5조원 규모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튀르키예에 포드, 현지 최대 기업 코치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MOU를 맺었다.

다만 일각에선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시장이 부진할 경우 배터리 업체가 증설에 보수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 장비주의 리스크 요인”이라며 “장비주 중에서도 실적 차별화가 나올 수 있으므로 실질적인 수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업, 해외 수주 공시가 연이어 나오는 기업 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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