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올해 2개월 연속 BMW에게 1위 자리 내줘···작년에도 11월까지 뒤처져
8년 연속 수입차 1위 기록 깨질지도···클라인 사장 연임 불투명
한국시장, 그룹 내 4위로 등용문 역할···전임 사장들 그룹 주요 보직으로 옮겨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수입자동차 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아직 연초이긴 하지만 BMW코리아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를 2개월 연속 앞서며 올해 1위 자리 탈환을 노리고 있어서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2016년부터 작년까지 7년 연속 수입차 1위를 유지했는데, 올해에는 BMW 추격에 1위 자리를 뺏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BMW 판매량은 6381대로 벤츠(5519대)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올해 1~2월 누적 기준으로는 BMW는 1만2470대, 벤츠는 8419대로 약 4000대 차이가 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특히 이달에도 BMW가 적극적으로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어, 향후 성장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하반기에는 주력 모델인 5시리즈 풀체인지(완전변경) 출시도 앞두고 있어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BMW는 앞서 수입차 태동기인 1990년대 중반부터 2015년까지 20년 넘도록 벤츠를 앞서나갔으나, 2016년 벤츠 10세대 E클래스가 나오면서 역전당했다. 벤츠는 E클래스 효과에 힘입어 지난 7년간 수입차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특히 BMW가 지난 2018년 화재사고로 인한 대규모 리콜 사태가 발생한 이후 차이가 더 벌어지며 1위 자리 수성에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2021년부터 BMW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격차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작년의 경우 11월 누적기준으로 BMW가 200여대 차이로 근소하게 앞서며 순위가 뒤바뀌는 듯 했으나, 막판에 벤츠가 연말 판매를 확대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벤츠와 BMW 간 1위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벤츠가 BMW에게 1위 자리를 뺏길 경우 토마스 클라인 사장 연임도 불투명하다.

토마스 클라인 벤츠코리아 신임 대표. / 사진=벤츠코리아
토마스 클라인 벤츠코리아 대표. / 사진=벤츠코리아

클라인 사장은 지난 2021년 1월부로 벤츠코리아 사장직에 선임됐다. 클라인 사장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벤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직영 유통망 승용 부문의 매니징 디렉터를 역임했으며,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독일 본사 해외 지역 총괄 조직에서 지역 내 영업 및 주요 프로젝트를 관리했다. 이어 2019년 7월부터는 벤츠 중동 대표 이사 사장을 맡았다.

통상 벤츠코리아 사장직은 3년 임기에 추가로 1년씩 계약을 연장한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전 사장은 지난 2015년 부임 이후 이듬해인 2016년 벤츠코리아를 1위 자리에 올린 후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했으며, 그 성과를 인정받아 2020년까지 연임에 성공했다.

이후 실라키스 전 사장은 벤츠 캐나다 사장 및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겼다.

벤츠코리아 사장직의 경우 그룹 내에서도 눈여겨 보는 핵심 인사 대상이다. 한국은 벤츠 글로벌 판매 4위에 달할 정도로 큰 시장이며, E클래스는 세계 판매 1위, S클래스는 세계 3위권을 기록하는 주력 시장이다.

한국 시장 중요도가 높은 만큼 벤츠코리아 대표가 갖는 부담이 크지만, 그만큼 성과를 낼 경우 보상도 따라온다.

앞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벤츠코리아 사장을 지낸 브리타 제에거의 경우 재임 기간 동안 벤츠 승용차 한국 판매를 글로벌 14위에서 10위권까지 끌어올렸으며, 공을 인정받아 다임러그룹 이사회 멤버 및 벤츠 승용부문 마케팅&세일즈 총괄자리까지 올랐다.

실라키스 전 사장도 당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 법인의 영업 및 제품 총괄로 임명됐으나 취업비자 발급 문제 등으로 캐나다로 방향을 틀게 됐다.

다만 벤츠가 지난해 BMW에게 추격을 허용하긴 했으나,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한 점은 클라스 대표에게 있어 호재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8만976대를 판매하며 국내 수입차 업계 최초로 8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올해에도 벤츠는 EQS SUV, EQE SUV를 비롯해 12종의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성장세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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