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경구용·주사 제형 보완 가능···효과·안정성 높아
국내 기업, 화장품·전문의약품·백신 등 연구개발 활발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국내 기업의 마이크로니들 적용 일반의약품이 등장했다. 마이크로니들은 피부에 미세바늘이 붙어 주사처럼 전달하는 방식이다. 최근 국내기업은 화장품에서부터 일반·전문의약품과 백신까지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니들 전문 국내 기업 라파스가 미국에서 일반의약품 여드름 패치를 출하했다. 마이크로니들을 이용한 세계 첫 여드름 치료용 일반의약품 제품이다. 먹거나 피부에 바르는 방식의 기존 여드름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니들은 기존 주사기의 효능과 붙이는 패치의 편의성을 결합한 새로운 방법이다. 수백 마이크로미터(1㎛는 1m의 100만분의 1=0.001㎜) 길이의 미세바늘이 피부 장벽층인 각질층을 통과해 피에 유효 성분을 전달한다. 즉, 피부를 통해 유효 성분을 전달하는 경피 약물전달시스템이다. 최근 화장품 의약품 백신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약물 전달 방법으로 이용·개발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은 기존 먹는약과 주사 제형의 단점을 보완 가능하다. 의약품의 효과는 제형의 특성 및 어떤 투여경로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마이크로니들은 경구 투여 경로로 전달하기 어려웠던 약물도 피부를 통해 보낼 수 있다. 위장관 내에서의 흡수가 되지 않는 경우 등의 단점도 보완한다. 주사제형보다 통증은 적으며, 투여 약물의 혈류 흡수를 촉진해 신속하게 작용하는 등 효과는 높다. 아울러 마이크로니들을 이용한 백신은 기존 백신보다 안정성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시장 전망도 밝다.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시장은 2015년 528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30년 1조352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마이크로니들 생산 업체./자료=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표=김은실 디자이너

관련 국내 기업 수도 증가 추세다. 국내 마이크로니들 전문 기업에는 라파스, 엔도더마, 스몰랩, 더마젝, 쿼드메드슨, 주빅, S-Skin, EDYSIS 등이 있다. 2007년 첫 마이크로니들 전문기업 라파스가 설립되고, 2015년 이후 관련 회사 수가 급증했다. 특히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국내 기업이 마이크로니들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이 뛰어난 제조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마이크로니들 제품은 마이크로 공정을 기반으로 한다. 정교한 미세 공정이 요구되는데, 반도체 공정 등이 발달한 한국의 경우 기술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로니들 대량 생산 기술 역시 세계적인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활용한 전문의약품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전문의약품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아직 없다. 국내 기업의 주 생산 품목 역시 화장품이다. 다만 라파스, 엔도더마 등 국내 기업 역시 일반의약품부터 전문의약품, 백신까지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연구개발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상업화 선두 기업인 라파스는 미용 제품부터 의료용까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일반의약품 여드름 치료용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미국에서 출하했다. 전문의약품 관련 제품 연구도 활발하다. 현재 라파스는 보령제약과 같이 치매치료제인 도네페질을 경피 전달하는 의료용 마이크로니들도 개발 중이다. 이 밖에 골다공증, 비만, 비염과 천식 등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부터 인플루엔자 4가, 소아마비, B형감염 등 백신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는 게 라파스 측 설명이다. 

쿼드메디슨은 탈모치료와 동물에 사용 가능한 마이크로니들 제품에 힘쓰고 있다. 기존 마이크로니들 제품은 털이 있는 경우에는 적용이 어려웠지만, 자체 전달 시스템 기술을 통해 털의 유무와 상관없이 전달이 가능하다는 설명하다. 쿼드메디슨은 탈모 관련 제품부터 동물용 백신, 골다공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연구개발 중이다. 

라파스 마이크로니들 파이프라인./자료=라파스 IR, 표=김은실 디자이너
라파스 마이크로니들 파이프라인./자료=라파스 IR, 표=김은실 디자이너

해외 기업으로는 미국 3M이 부갑상선 호르몬 약물이 적용된 마이크로니들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조사노 파마(Zosano Pharma)는 부갑상선호르몬과 글루카곤이 적용된 마이크로니들이 임상 2단계에 있다. 기존의 피하 주사 대신 마이크로니들로 개발한 편두통 치료제의 임상 3상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일본 코스메드 파마슈티컬스(CosMED Pharmaceutical)는 독감백신 적용된 임상시험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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