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결합한 ‘메이플스토리 N’ 개발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넥슨 메타버스 플랫폼의 일일 이용자 및 신규 유입이 모두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버스 열기가 사그라들면서 블록체인과 연계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청사진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3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넥슨이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이 서비스 이용자가 지속해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안드로이드 사용자 기준으로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지난달 28일 일간활성화이용자수(DAU)는 불과 768명을 기록했다. 이는 출시 당일인 지난해 9월 1일 2907명 대비 73.6% 감소한 수치다.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한 때 DAU가 4700명을 넘어섰지만, 이용자가 이탈하면서 6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신규 다운로드 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당일 메이플스토리 월드 다운로드 횟수는 3442건을 기록했다가 점차 하락해 지난달 28일 53건까지 줄었다.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PC와 모바일을 모두 지원한다. 다운로드는 모바일 안드로이드만 집계된 수치다.
◇ 출시 후 반년 새 활성이용자·신규 유입 모두 줄어
지난해 9월 15일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된 넥슨타운도 출시일과 비교해 이용률이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넥슨타운의 이용률도 정체다. 넥슨타운은 출시 직후인 지난해 9월 16일 991명의 DAU를 기록했다. DAU는 고전게임 큐플레이의 ‘서바이벌 OX’를 추가한 지난 1월 20일 7800명을 넘어기도 했지만 나흘만에 965명 수준으로 줄며 제 자리로 돌아왔다.
같은 기간 구글플레이 다운로드한 횟수도 830건에서 345건까지 감소했다. 게시글 이용률도 저조했다. 이달 들어 이용자들이 올리는 게시글 수는 총 20건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은 지난해 6월 ‘메이플스토리’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통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구현하겠다고 발표했다. 넥슨은 창작자가 메이플스토리 IP를 기반으로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자체·외부 IP, 블록체인 기술을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메이플스토리 N, MOD N(현 메이플스토리 월드), 메이플스토리 N SDK, 메이플스토리 N 모바일 등 4개의 프로젝트를 넥슨표 블록체인 생태계의 핵심으로 꼽았다.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이 메이플스토리 월드다. 넥슨타운 역시 넥슨의 게임과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 기능을 추가해 넥슨 게임 이용자까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끌어들인다는 구상이었다.
◇ 메타버스 추락 속 로블록스는 굳건···수익구조 정착 시급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았던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넥슨 신사업도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다. 구글 트렌드 데이터에 따르면 메타버스 검색량은 글로벌 기준 지난해 2월 100으로 최정점을 찍은 뒤 1년 새 18로 급락했다.
이에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수익 구조를 빠르게 정착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로블록스의 경우 창작자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제작 및 거래가 자리 잡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넥슨이 선보인 메타버스는 아직 활발한 개인간 거래, 경제활동 등은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월드에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BM) 기능을 추가했다. 창작자가 올린 수익의 30%를 수수료로 받는다. 그러나 이용자 확보가 시급하다고 판단, 창작자에도 오는 5월까지 수수료를 일시적으로 면제한다. 넥슨타운의 경우 현재 시범 서비스 단계로 비즈니스 모델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게임 외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장기 사업으로 보고 투자를 이어가겠단 입장이다. 현재 핵심 프로젝트로 ‘메이플스토리 N’을 글로벌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메이플스토리 N은 블록체인이 접목된 PC 플랫폼 기반 게임이다.
넥슨 관계자는 “우려의 시선들이 있지만, 진지하게 임하는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메이플스토리 N은 넥슨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중요한 전환점이기 때문에 올바른 방향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치열하게 고민·검증하며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