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사 임박···지배구조 적잖은 변화 불가피
임기 만료된 계열사 CEO 대대적 교체 가능성 거론
부회장직 신설 여부 놓고 관측 엇갈려···조직 개편 '주목'
비은행 계열사 M&A 본격 추진···종합금융그룹 도약 준비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첫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쇄신 폭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배구조에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등 대대적인 인적 개편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부회장직 신설 여부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시에 증권·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을 본격 추진하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채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만간 자추위 개최 예정···임 내정자 의견 대폭 반영될 듯

3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이르면 이달 중순 계열사 CEO 선출을 위한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자회사 14곳 중 CEO 임기가 끝난 곳은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펀드서비스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 9곳이다.

자추위는 위원장인 지주 회장과 사외이사 7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자추위에는 이번달 말 주총 이후 물러나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위원장으로 참여하지만 임 내정자의 의견과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아직 취임 전이긴 하지만 임 내정자의 의견이 대폭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9곳 계열사 CEO에 대해 대대적으로 교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 과점주주들의 조직개편 의지가 높고 임 내정자 역시 '조직혁신'을 강조하며 변화를 예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불완전 펀드 판매와 대규모 횡령, 이상 외화 송금 등 문제가 된 부분에서 조직 쇄신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지성배 이사와 윤수영 이사를 임기 2년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사외이사 7명 가운데 4명의 임기가 만료되고 이 중 노성태·박상용·장동우 이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들은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 임추위는 "금융권 전반의 쇄신 분위기에 발맞춰 이사회 구성에도 과감한 변화를 주고자 2명의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며 "4년 임기를 마친 정찬형 이사는 경영 연속성을 위해 1년 임기로 재추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의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내위원회인 감사위원회를 기존 3인에서 4인으로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임 내정자의 취임을 앞두고 우리금융그룹 안팎에서는 조직 개편에 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주에 부회장직을 신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조직 규모를 고려해 현재 2명인 사장 자리를 하나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회장 밑에 2명의 사장이 각각 계열사 사업총괄 업무와 미래 성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임 내정자, 농협금융 회장 당시 우리투자증권 인수 성과···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 구체화

아울러 업계에서는 우리금융발(發) 인수합병(M&A) 움직임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은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0%를 2125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은행 계열사 확대는 우리금융의 주요 경영전략이다. 앞서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실적 발표 때마다 자사주 매입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비은행 M&A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임 내정자가 과거 지주사 회장 시절 비은행 부문 M&A를 통해 기업의 체질 개선을 이뤄낸 경험이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임 내정자 역시 취임 이후 최우선 과제로 비은행 부문 M&A에 앞세울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르면 상반기 중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이 구체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임 내정자는 지난 2015년 농협금융 회장 시절 우리금융 계열사였던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했던 경험이 있다"며 "임 회장 체제가 시작되면 우리금융의 숙원과제로 손꼽히는 증권·보험사 인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 재출범 이후 지속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재출범 첫 해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을, 2020년에는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부실채권 투자 전문회사인 우리금융F&I를 설립했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은 2019년 10.3%에서 2020년 15.0%, 2021년 17.2%까지 상승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2023년까지는 30% 수준까지 끌어올리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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