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인프라, 2일 코스닥 입성···국내 임상 CRO 덩달아 주목
"국내 CRO, 폭발적 성장했으나 글로벌 경쟁력 향상 제고 필요"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바이오인프라가 코스닥에 입성하며 국내 임상 CRO가 존재감을 키우는 가운데, 향후 세계 무대 진출을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이 지적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바이오인프라는 상장 첫날인 지난 2일 시초가에서 30%까지 떨어진 2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바이오인프라는 2007년 설립된 국내 자본 임상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임상시험수탁기관)기업이다. 코스닥 상장 첫날인 이날 바이오인프라는 공모가 2만1000원의 2배인 4만2000원의 시초가를 형성했다. 이후 시초가 대비 30%상승한 5만4600원까지 오르며 잠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되고 상한가를 찍는 것)을 기록했으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곧바로 하락 전환했다.

바이오인프라의 상장과 함께 임상 CRO도 주목받았다. CRO란 의약품 연구개발 단계에서 개발사의 의뢰를 받아 연구개발을 대행하는 기관이다. 신약 개발 단계에서 제약사 바이오 기업 의료기기 업체 정부기관 등의 의뢰를 받아 임상시험 진행 설계와 컨설팅, 통계분석, 모니터링, 데이터 관리, 최종 허가업무 등의 다양한 업무를 대행한다. 빅파마 등을 중심으로 신약개발의 R&D 비용 감소, 출시기간 단축 등의 수요가 높아지며 발전하는 추세다.

국내 CRO 시장은 제약·바이오 산업의 확대와 함께 급격히 성장 중이다. 국내 CRO 시장 규모는 약 4551억 원이다. 2014~2018년 연평균 11.5%씩 고속 성장하며, 외국계가 장악하고 있던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시장 점유율도 확대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토종 CRO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3년 33.3%에서 2018년 46.8%로 증가했다. 2020년 기준 CRO의 69%는 국내법인으로 나타났다. 해외법인의 자사, 자회사인 CRO는 31%를 기록했다.

 

국내 임상 CRO 코스닥 상장사./자료=한국거래소 전자공시, 표=김은실 디자이너

 

바이오인프라의 코스닥 입성으로 국내 자본 임상 CRO 상장사는 3곳이 됐다. 씨엔알리서치, 에이디엠코리아는 각각 2020년9월, 2021년 6월 상장했다. 국내 자본 임상 CRO의 수도 증가 추세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등록한 국내 임상 CRO는 지난 2월 기준 총 70개로 나타났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관계자는 “자율등록한 곳만 70곳이며, 재단 자체 조사에 따르면 기업 수는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말했다.

양과 질에서 모두 성장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인 토종 CRO지만, 한계도 지적된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그 수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국내 임상 CRO업체는 많지 않다”라며 “비임상 위주”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내 제약사 다수는 신약 해외 진출 등을 고려해 여전히 외국계 CRO를 선호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국내 기업부터가 토종 CRO에 대한 선호도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외국계 CRO 이용 시국내 CRO 대비 신약 개발 비용 증가, 신약 기술 융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지원하지 못하고,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국내 CRO의 한계상 현재로는 어쩔 수 없다는 시선도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CRO는 처음부터 전체 서비스, 즉 풀(full)서비스 지원 수임을 받기엔 아직 어렵다”라며 “글로벌 CRO와 규모면에서의 차이도 크고, 그들을 쫓아가는 후발주자인 만큼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글로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학연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업체의 해외 진출 지원 ▲국내 CRO와 제조업인 국내 제약사간 상생의 파트너십 구축과 이에 따른 동반 해외 진출 도모 ▲우수 인재 확보 등이 거론된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관계자는 “외국 기업과 협력할 기회가 필요하다”라고 봤다.

한편 국내 임상 CRO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2023년도 CRO 기관인증 및 컨설팅 지원사업’을 시행한다. 국내 CRO기업의 국제적 신뢰도 향상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관계자는 “사업은 기관인증과 컨설팅 두 가지로 구성된다”라고 설명했다. 기관인증 사업은 기관을 평가해 CRO 인증을 취득토록 하는 것이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9년간 총 33개 기관이 평가를 받았고, 14개 기관이 인증을 취득했다. 관계자는 “상황평준화를 위해 유망한 CRO를 선별해, 인증사업을 실시하고 있다”라며 말했다. 컨설팅 사업은 2017년부터 시행했다. 총 21개사가 컨설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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