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아에스엠 보유 23만3813주 전량 하이브에 281억원에 매각
주가 대비 저렴한 공개매수가 12만원에 매각···효성 “경영상 최선의 판단”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효성그룹 계열사이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개인회사인 갤럭시아에스엠이 지난 2015년부터 보유하고 있던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주식 전량을 공개매수에 나선 하이브에 매각했다.

에스엠 주가는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인 주당 12만원을 상회했다. 하지만 갤럭시아에스엠은 장중 매도나 카카오 측에 웃돈을 받고 지분을 매각하는 대신 하이브 공개매수를 선택했다. 다소 손해를 감수한 결정을 놓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효성 측은 경영상 최선의 판단이었다는 입장이다.

◇ 갤럭시아에스엠, 에스엠 주식 하이브에 염가매각?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갤럭시아에스엠은 직전 영업일인 지난달 28일 저녁 보유하고 있던 에스엠 주식 전량 23만3813주(0.98%)를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에 응해 주당 12만원, 총 280억5756만원에 전량 양도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하이브는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로부터 에스엠 지분 14.8%를 사들인 이후 공개매수를 통해 에스엠 발행주식 총수의 25%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이 전 총괄의 잔여지분(3.65%)을 포함 최대 43.45%의 의결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는 주당 12만원이었고 기한은 3월 1일까지였다. 3월 1일이 공휴일이라 공개매수는 직전 영업일인 2월 28일 오후 3시30분까지 삼성증권 지점을 통해 진행됐다.

하지만 공개매수 마감일인 지난달 28일 에스엠 주가는 직전거래일 대비 6.07%(7300원) 급등한 12만7600원에 장을 마치며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공개매수 마감일 주가 급등으로 놓고 카카오 측으로 추정되는 의문의 기타법인이 28일 에스엠 주식 1339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공개매수가격인 12만원 이상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갤럭시아에스엠은 주가보다 낮은 공개매수가에 전량 주식을 하이브 측에 넘겼다. 이를 놓고 주주들 가운데 일부는 주가보다 낮은 공개매수가가 낮은 상황에서 갤럭시아에스엠이 공개매수에 참여한 배경을 놓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갤럭시아에스엠으로서는 그동안 장중 주식을 매도할 수도 있었고 카카오 측이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공개매수 가격을 보고 판단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가보다 낮은 공개매수가에 전량 주식을 하이브 측에 넘긴 것이다.

◇ 주가보다 낮은 공개매수가에 왜 응했나

갤럭시아에스엠은 김연아, 손연재 등이 소속됐던 스포츠에이전시 IB월드와이드(IB스포츠)가 전신으로 조현준 회장이 그룹 내 별도로 거느리고 있는 갤럭시아그룹의 지주사 격에 해당한다.

조 회장은 개인회사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를 통해 2008년 IB월드와이드 지분을 확보한 이후 계속 지분을 늘렸고 2011년에는 효성그룹으로 편입했다. 지난 2015년 SM엔터테인먼트와 지분교환을 계기로 갤럭시아에스엠으로 재출범했다.

2015년 지분교환 당시 갤럭시아에스엠(IB월드와이드)는 에스엠이 제3자배정을 발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23만7153주를 89억8200만원 규모에 취득했다. IB월드와이드 역시 225억9999만원 규모의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SM엔터테인먼트와 이수만 전 총괄,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조현준 회장, 주식회사 신동진 등이 참여했다.

당시 갤럭시아에스엠의 매입가 대비 이번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는 약 3배 수준이다. 차익은 19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주식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았다면 더 큰 차익도 가능했다. 이번 공개매수는 장외매각이기에 20~22% 양도소득세도 발생한다.

일각에서는 조현준 회장과 이수만 전 총괄이 지난 2015년 지분교환 당시부터 이어진 인연을 바탕으로 이 전 총괄의 편에 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효성그룹 관계자는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것이 최대의 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경영상의 판단에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갤럭시아에스엠 키우기에는 긍정적

이번 에스엠 지분 매각이 조 회장의 효성그룹 지분 확대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조 회장은 효성그룹 내 지주사 체제와 별도로 갤럭시아에스엠과 갤럭시아머니트리 등으로 구성된 갤럭시아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대부분 조 회장이 개인 명의로 인수한 계열사들이며 신규 먹거리 발굴 역할을 맡고 있다.

갤럭시아그룹의 지주사격인 갤럭시아에스엠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자기자본이 356억원, 부채가 58억원, 자산이 414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매출 203억원, 누적영업이익 30억원을 냈다. 이번 매각대금은 총 자산의 67.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향후 갤럭시아에스엠과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가 합병하고 이후 지주사인 효성과도 합병할 경우 조 회장의 효성 지배력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갤럭시아에스엠의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조 회장에게 유리하다. 조 회장은 지난해 6월 29일부터 11월 15일까지 갤럭시아에스엠 주식을 꾸준히 장중 매수하면서 개인명의 지분을 7.07%(194만8138주)에서 11.35%(311만4411주)로 늘린 상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