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헬스케어, 헬스케어 벤처 12곳과 MOU·M&A
B2C 혈당관리·B2B 의료데이터 표준화 서비스 착수
황희 "스타트업과의 헬스케어 혁신으로 사업 확장할 것"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카카오헬스케어가 출범 1년 만에 첫 번째 사업을 공개했다. 당뇨 환자를 위한 B2C 혈당 관리 서비스와 B2B 의료 데이터 표준화 사업이다. 그간 무려 12곳의 헬스케어 스타트업과 맺은 업무협약(MOU)의 첫 성과다. 카카오헬스케어의 MOU는 물론 투자, M&A 등 적극적인 행보로 파트너십을 확대할 전망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2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첫 프레스미팅을 열고 사업 계획을 밝혔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그간 병원에서의 급성기 치료가 대표적인 의료 영역이었지만, 이제 몸이 아프기 전 예방 및 치료 이후의 사후관리 영역도 주목받고 있다"며 "카카오헬스케어는 발병 시기를 늦추거나 발병하지 않도록 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로 예방 영역을 채우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공식 출범한 카카오헬스케어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출격을 위해 1년의 준비 기간을 가졌다. 황 대표가 가장 먼저 지목한 과제는 '기술 협력'이었다. 황 대표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메타버스 등 IT 기술을 접목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선 해당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의 파트너링이 필수불가결했다"며 "다양한 스타트업과 손잡고 혁신 생태계를 구현하는 게 사업 확장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출범 한 달 만인 지난해 4월 AI 전자문진 시스템 기업 '히치메드'를 시작으로 DCT(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 검사 플랫폼 '지니너스', 의학 콘텐츠를 제공하는 '위뉴', 의약품 정보 서비스 업체 '원스글로벌' 등 10여곳과 MOU를 체결했다.
인수합병(M&A) 및 투자에도 적극 나섰다. 지난해 7월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 솔루션 기업 '네오젠소프트'를, 올 초엔 보건의료 빅데이터 기반 AI 솔루션 개발사 '라인웍스'를 잇따라 인수했다.
황 대표가 몸담았던 이지케어텍에는 99억원 규모를 투자하며 2대주주에 올랐다. 이지케어텍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대형병원에 의료정보시스템(HIS)을 제공하고 있는 의료정보 벤처다. 2019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이지케어텍과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클라우드 사업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들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카카오헬스케어는 이날 첫 번째 사업과 앞으로의 비전을 공개했다. B2C 서비스로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당뇨 치료를 위한 혈당 관리 서비스로 올 3분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기존 당뇨 환자들은 한 번 착용하면 2주간 혈당을 모니터링 해주는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사용하고 있는데, CGM이 수집한 자료를 판독하는 건 전문 의료진의 영역으로 일반 환자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이를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축했다. CGM과 스마트폰을 연동해 이용자가 혈당 관리는 물론 식사, 운동, 수면 등 생활 습관을 스스로 개선하도록 이끈다는 목표에서다.
매일 혈당 수치를 기록하는 혈당 다이어리, 식사 때마다 사진을 찍어 음식명과 영양정보 등 식사 기록, 그리고 이 모든 건강 데이터를 가족과 공유해 서로의 건강상태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주로 담길 예정이다. 이번 혈당관리시스템을 시작으로 고혈압, 고지혈증 등 관리 질환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날 황 대표는 B2B 서비스도 함께 소개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2분기부터 현재 제각각 흩어져 있는 23억 테라바이트의 대규모 의료·임상 데이터를 정제·표준화하는 사업을 시작한다. 잘 정제된 데이터들을 제약사, AI 기업, 연구소 등 다양한 수요처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헬스케어가 이날 발표한 사업은 그간 광폭 행보를 이어온 스타트업과의 기술 MOU가 토대가 됐다. 카카오헬스케어 관계자는 "오늘 공개한 첫 번째 사업 구축에는 인수 기업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여러 스타트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M&A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