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후보물질 도출 전임에도, 추가 후보물질 발굴 계약 이뤄진 것"
특정 유전자 발현 억제하는 siRNA기술 활용···다양한 질환 치료제 개발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올릭스가 중국 한소제약에 추가 후보물질을 제공하는 대가로 최대 1430억 원을 받을 예정이다. 올릭스는 리보핵산(RNA)기술을 활용한 난치성 질환 신약을 개발 중인 기업이다. 관련 플랫폼을 구축·활용해 다양한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 확장성이 큰 RNA기술을 바탕으로 기술이전도 활발히 추진한다는 목표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릭스는 지난달 27일 한소제약이 짧은간섭리보핵산(siRNA) 치료제 연구개발을 위한 추가적인 권리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권리행사로 올릭스는 세 번째 후보물질을 한소제약에 제공하게 됐다. 이는 앞서 2021년 맺은 간 질환 타깃 비대칭형 siRNA 기반 심혈관 및 대사성 질환 치료제 발굴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것이다.
해당 계약은 ▲한소제약이 제시한 목표 유전자에 대해 2종의 신약후보 물질을 제공하는 주계약 ▲첫 번째 후보물질 도출 후 주계약과 같은 조건으로 최대 2종의 후보물질을 추가로 제공하는 옵션 계약 두 가지로 구성됐다. 옵션 계약은 한소제약이 권리 유지비를 지불하고, 올릭스가 첫번째 후보물질 도출을 완료한 때로부터 90일 내에 2021년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다른 후보물질을 추가 도입하는 내용이다.
현재 첫 번째 후보물질이 도출되기 전임에도, 예비 데이터를 확인한 한소제약이 최대 2종 후보물질에 대한 추가 기술도입 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릭스는 한소제약에 후보물질을 추가로 제공한다. 이외에도 올릭스는 siRNA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개발, 전략적 기술이전을 활발히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리보핵산(RiboNucleic Acid), 약칭 RNA는 핵산에 속한 물질로, 유전정보 전달 및 단백질 합성 과정에 관여하고, DNA의 명령을 기능성 단백질로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DNA에 적혀 있는 유전정보를 대신 전달해 주는 RNA를 메신저RNA, 즉 mRNA이라 부른다. 세포가 분열할 때 이 mRNA가 DNA의 유전정보를 복제해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mRNA, DNA, 단백질과의 반응을 통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가 siRNA다. siRNA는 전사과정(transcripion) 이후에 mRNA(messenger RNA)의 활성을 저하시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1998년 미국 카네기 연구소와 메사추세츠 의과대학 연구팀의 실험을 통해 처음 확인됐다.
서로 다른 물질이 상호 결합할 때 비특이적으로 결합하지 않고, 특이적으로 상대방의 물질과 결합하는 상보결합의 특징을 지니며, 상보적인 세포 내부의 mRNA와의 서열 특이적 결합을 통해 유전자 침묵을 유도하는 기능을 확인한 것이다.
이처럼 siRNA가 유전자 침묵을 유도하는 기능을 이용, 관련 플랫폼 구축을 통해 원하는 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원리다. 이를 바탕으로 올릭스는 피부, 눈, 간 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대흉터 치료제, 안질환 치료제, 특발성 폐섬유화, 간질환 등의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다.
특히 올릭스는 독자적인 siRNA기술을 확보, 기존 siRNA치료제의 세포 내 전달 문제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siRNA는 타겟이 아닌 유전자까지 억제하는 부작용이 있는데, 올릭스만의 기술로 타겟이 아닌 유전자를 향한데 따른 부작용 등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올릭스는 관련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난치성 질환 대상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기술이전을 전략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비대흉터 치료제는 휴젤, 안질환 치료제 프랑스 중소기업 thea와 파트너십을 맺은 상태다.
한편 한소제약 뿐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 등도 siRNA관련 파트너십을 활발히 구축 중이다. 한소제약과의 이번 계약으로 올릭스는 선급금 225만 달러(약 29억 원)를 수령하고 각 임상시험 단계 및 사업화 성공에 따라 최대 1천430억 원을 받을 예정이다. 올릭스 측은 ”상반기 중 남아있는 1종의 옵션을 추가로 행사하는 것을 목표로 상호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