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익 40.2% 감소한 94억원···직거래약국 일반약 주문 아웃소싱, CSO와 영업대행 계약
아이유, 6년간 모델 활동하며 ‘그날엔’ 홍보···경동제약 “내달 초 발표”

지난해 5월 캐릭터 ‘동이’와 아이유가 포즈를 취한 모습. / 사진=경동제약
지난해 5월 캐릭터 ‘동이’와 아이유가 포즈를 취한 모습. / 사진=경동제약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수익성 악화로 인해 연초부터 의약품 주문과 영업 아웃소싱을 단행한 경동제약이 아이유를 모델로 내세운 스타마케팅을 지속할지 주목된다. 경동제약은 다음 달 초 계획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동제약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제고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움직임은 회사 영업이익이 감소 추세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동제약이 최근 공시한 지난해 잠정 매출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827억원으로 전년대비 2.9% 성장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94억원으로 40.2%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19년 246억원에서 2020년 190억원, 2021년 158억원으로 하락 추세가 뚜렷하다. 2017년 300억원을 넘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100억원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이같은 영업이익 감소와 관련, 경동제약은 “원재료비 상승과 각종 비용 증가 및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용 증가와 사업 다각화 등 투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경동제약은 지난해 바이오벤처 ‘아울바이오’에 20억원을 투자했으며 같은 해 7월에는 프리미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WE VALUE’를 론칭하고 첫 제품으로 ‘레드진생’을 출시하는 등 각종 투자와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같은 투자와 사업다각화는 단기간 수익성으로 연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경동제약은 올 초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며 내부 업무를 외부에 위탁하는 아웃소싱을 진행하고 있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고정비용 감소를 노렸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우선 경동제약은 연초 직접 거래하는 약국의 의약품 주문 방법을 변경했다. 지난해 말까지는 직거래 약국을 담당하는 영업사원이 접속시스템에 연결하거나 전화로 의약품 주문을 받았지만 올해부터는 외부 업체에 아웃소싱을 준 것이다. 단 아웃소싱은 직거래 약국과 일반의약품으로 제한했다. 이에 영업사원은 약국 대상 영업과 의약품 배송에 주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제약업계 관계자는 “외부 업체 아웃소싱을 직거래 약국과 일반약으로 한정한 것은 의약품 유통업계 반발을 감안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은 정책 변화로 약국 관리 인력을 다른 업무에 투입할 수 있게 되는 등 인건비와 관리비 절감이 취지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즉 외부 아웃소싱 업체에 지급하는 비용보다 정책 변화에 따른 비용 절감 폭이 크다는 분석과 시뮬레이션에 따라 의약품 주문 방법 변경을 결정한 것이다.  

이어 경동제약이 꺼내든 카드는 CSO(영업대행사)에 영업 위탁이다. 다른 중견제약사나 중소제약사들이 CSO 활용을 통해 비용 특히 인건비 절감에 성공한 사례 등을 참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자사 품목 영업을 한 번에 중폭 이상 CSO에 위탁하면 높은 수수료율로 인해 단기적으로 인건비 절감 효과가 예상만큼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경동제약이 몇몇 CSO와 계약하며 적은 규모로 영업 위탁을 개시한 것은 효율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CSO업계 관계자는 “경동제약이 CSO와 계약한 수수료율은 다른 업체들과 엇비슷한 규모”라며 “소규모로 시작했기 때문에 대규모 영업사원 사직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연초부터 의약품 주문과 영업 아웃소싱을 개시한 경동제약의 다음 순서는 아이유를 모델로 활용하는 스타마케팅 지속 여부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아이유는 단순한 광고모델이 아니라 이제는 경동제약하면 생각나는 존재”라며 “일반인은 류기성 대표이사 부회장은 몰라도 아이유는 아는데 실례로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 회사 이름으로 검색하면 아이유부터 나온다”라고 말했다. 실제 아이유는 지난 2017년부터 경동제약 광고모델로 6년간 활동했다. 아이유가 홍보한 진통제 ‘그날엔’은 생산실적 기준으로 2017년 4억원에서 2021년 8억원으로 증가했다. 

공교롭게 경동제약과 아이유 계약기간은 최근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동제약이 아이유와 계약을 체결, 스타마케팅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은 부진하지만 경동제약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과 이익잉여금이 각각 398억원과 2192억원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업체”라며 “아이유를 적극 활용해 회사 매출을 제고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의약품 주문과 영업 아웃소싱에 이어 스타마케팅을 중단하고 긴축경영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리베이트 적발로 인해 회사 이미지가 떨어진 측면이 있는데 스타마케팅은 일부 역효과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동제약은 아이유와 계약 연장 여부에 대해 오는 3월 초 발표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발표 전까지는 계약 여부를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경동제약 경영진이 지난해 알려진 리베이트 기업 이미지를 씻을 최선의 방안을 결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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