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양성 대장염 후보물질 BBT-401, 중·고용량군 임상 2a상서 유효성 확보 실패
특발성 폐섬유증 후보물질,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 했으나 권리 반환
주요 파이프 라인 현재 6개··· NRDO인 만큼 파이프라인 확장 등 향후 전략 주목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후보물질이 중·고용량군 임상 2a상에서 유효성 확보에 실패하며 향후 전략이 주목된다. ‘개발집중업체’임을 내세운 만큼 파이프라인 확장과 신약후보 물질 발굴을 어떻게 해갈지에 이목이 쏠린다.
22일 브릿지바이오는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후보물질 BBT-401에 대한 추가적인 제형 개선이나 유효성 증진 방안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BBT-401의 중·고용량군 임상 2a상 시험에서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전략 수정 등을 통해 개발을 계속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단계가 2a상인만큼, 해당 약물의 효과와 안정성 정도를 탐색하는 형태의 임상이었다”라며 “안전성과 내약성을 이번 2a상을 통해 확인했으며,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제형 개선 등 전략 수정 방향을 거쳐서 추가적으로 개발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브릿지바이오가 개발집중업체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라는 점에서, 파이프라인 중 가장 후기 단계에 있던 BBT-401의 임상 결과 이후 전략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NRDO는 신물질 탐색 등 전통적 연구 활동은 하지 않고, 의약품 임상과 기술이전 등 개발업무만 담당하는 형태다. 외부에서 신약 후보 물질을 들여와 후속 연구 및 임상을 진행해 기술이전과 상업화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대표적인 NRDO 성공 사례로는 미국기업 테사로(Tesaro)를 꼽는다. 테사로는 외부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해 개발하는 NRDO 기업으로, 2012년 MSD로부터 임상 1상 단계에 있던 항암후보물질 ‘제줄라’(니라파닙)를 도입, 자체 임상 개발을 통해 2016년 6월 임상 3상을 완료했다. 2017년 다케다제약에 제줄라 판권을 넘겨 총 3700억 원의 매출을 올린후, 지난해 51억달러(6조2300억 원)에 GSK로 인수합병 됐다. 미국 바이오벤처 3분의 1이 NRDO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는 모델이다.
NRDO의 성공을 위해서는 다수 파이프라인 확보, 신약 물질의 적극적 발굴 등이 요구된다. 브릿지바이오 역시 빅파마의 수요에 부합하는 개발후보물질 도입으로 경쟁력 있는 다수의 파이프라인 확보하고, 세계적 제약사와 시장선도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이전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브릿지바이오는앞선 2019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특발성폐섬유증 신약후보 물질인 BBT-877을 1조 5000억 원 규모로 기술이전 하면서 주목받았으나, 결과적으로 권리가 반환됐다. 이에 대해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베링거인겔하임 사의 개발전략 변경에 따라 계약이 반환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파트너사 측에서 자체적 실험을 통해 해당 물질의 독성 가능성을 파악했다”라며 “경쟁 물질 중 좀 더 앞선 단계의 개발 물질이 타사에 존재했고, 이에 따라 후보물질의 경쟁력 측면 등을 고려해 파트너사인 베링거인겔하임에서 (권리 반환을)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브릿지바이오의 파이프라인 확장 등이 주목되는 배경이다. 브릿지바이오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BBT-176(표적항암제 후보물질, 타그리소 내성 비소세포폐암 적응증) ▲BBT-207(표적항암제 후보물질, 타그리소 내성 비소세포폐암 적응증) ▲BBT-877(특발성 폐섬유증 후보물질, 특발성 폐섬유증 적응증) ▲BBT-301(특발성 폐섬유증 후보물질, 폐 섬유화 질환 적응증) ▲BBT-209(특발성 폐섬유증 후보물질, 폐 섬유화 질환 적응증) 그리고 ▲BBT-401(궤양성 대장염 후보물질, 궤양성 대장염 적응증)까지 총 6개다.
브릿지바이오는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BBT-877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타사의 관련 물질이 개발 중단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BBT-877이 가장 앞선 관련 물질이 됐고, 가치가 있다는 판단하에 자체 개발에 나섰다”라고 설명했다. BBT-877의 당시 선급금에 대해서는 “3500만 유로(486억 원) 규모”라고 밝혔다.
BBT-176은 4세대 치료제로 개발 중이라는 설명이다. BBT-176은 타그리소 내성 비소세포폐암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인데, 관련해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3세대 치료제에는 내성 돌연변이가 생긴다. 해당 돌연변이까지 치료 가능한 4세대 치료제로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임상 1상 단계다. 그는 “임상 2상의 용량 확장시험 진행 과정에서 FDA와의 추가 협의를 통해서 가속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가능성을 타개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부 전략 TF팀을 구성해 성장엔진을 적극적으로 모색중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 관계자는 “현재 암과 섬유화 질환 영역의 희귀질환을 주 전략 영역으로 삼고 있다”라며 “해당 부분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물질을 살펴보고 있으며, 좋은 기술이나 신물질이 있다면 적극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일 브릿지바이오측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 미국 등 5개국에서 진행한 BBT-401의 임상 2a상 시험 결과위약 대조군의 임상적 반응률은 63.6%로 집계됐다. 이에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위약과 효능을 비교한 결과 유의미한 반응률 차이를 확보하지 못해 사실상 임상이 실패했다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