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최근 일자형 램프 적용하며 브랜드 정체성 확립 모색
벤츠·BMW 등 주요 수입차는 디자인 특징 외 브랜드 특유의 감성 갖춰
소비자 잡을 진짜 개성은 승차감, 동력성능 등 내적인 데서 비롯해···안 보이는 데도 투자해야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일(一)자형 램프 차량이 늘어나고 있다. 스타리아에 들어가던 램프 디자인이 신형 그랜저에도 들어갔다. 최근 출시된 코나 역시 일자형 램프가 적용됐다.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7에도 일자형 램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몇 년 뒤 한국의 밤길이 기대된다. 일자형 램프를 장착한 차량들이 늘어선 모습은 한국만의 또 다른 특징이 될 수 있다. 특유의 사이버틱한 모습이 미래 도시의 느낌을 더할 것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하거나 오랜만에 방문하는 외국인 눈엔 인상적인 광경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았던 현대차가 특유의 개성을 갖춰나가고 있다. 일자형 램프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지만 개인적으론 멋있다고 생각한다. 깔끔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난다.

다만 아쉬움도 남는다. 보이지 않는 부분엔 다소 투자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것과 구별되는 ‘무언가’는 주로 외적인 부분보다 내적인 부분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강함, 여유로움, 쿨함 등이 진짜라고 느껴지는 건 그 사람의 외관 때문이 아니다.

실제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브랜드들은 디자인 특징 외에도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각각의 정체성을 갖추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승차감을, BMW는 운동성능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가져가며 인기를 유지한다.

최근 평판이 좋은 볼보는 안전을 강조하며 소비자로부터 반응을 얻고 있다. 미니와 지프는 각각 고카트 필링, 오프로드 감성 등을 내세운다. 판매량 자체는 높지 않아도 확실한 팬층을 보유했다.

보이지 않는 가치로부터 가장 성공한 브랜드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외부 디자인이나 주행 질감 등 자동차 특징과 관련해서 호평을 듣지 못한다. 아직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특유의 IT 감성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매혹하고 있다.

아직까진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현대차만의 개성이 드러나진 않는 거 같다. 현대차만의 특유의 개성이 주행 질감에서 나타날지, IT 기술력에서 나타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분명한 건 정상에 서기 위해선 일자형 램프만으론 부족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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