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경기·인천으로 전입 급증
당시 서울 집값 사상 첫 10억원 돌파
부동산 경기 꺾이자 이전 인구 줄어
“인구 유출 해소 키는 결국 집값 안정”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최근 5년 사이 ‘서울 엑소더스’(탈출)가 가장 심했던 해는 2021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서울 집값이 급등하면서 좋은 인프라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시민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서울 집값 상승세가 꺾이자 서울을 떠나는 인구도 크게 줄어들었다.

18일 통계청의 ‘시군구 전출입지별 이동건수’ 통계를 살펴보면 2021년 서울에서 경기도와 인천으로 전입한 수는 40만6975명이다. 이 중 36만2116명이 경기로, 4만4859명이 인천으로 갔다. 경기의 경우 이전 해 전입자 수가 20만명 중반 수준임을 감안하면 최소 10만명 이상이 증가한 것이다. 인천도 과거에 비해 1만명 가량 늘었다. 전입자 숫자는 2018년 26만3000명, 2019년 25만3000명, 2020년 28만1000명에서 2021년 40만명을 돌파했다.

서울 탈출 러시의 원인은 집값 상승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2020년 당시 서울 집값은 역대 처음으로 평균 매매가가 10억원을 넘어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서울 집값 평균 매매가는 11억5147만원으로 전년 대비 2억5800여만원 올랐다. 2019년 1억원, 2020년 6500여만원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급등이었다.

아울러 ‘입주 물량’은 집값보다 서울을 떠나는 데 영향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1년 서울 입주 물량은 총 3만3517가구(임대 포함)로 2020년(4만9728가구)보다 약 1만6000여가구가 줄어들었다. 여기까지 보면 상관관계가 있어 보이지만 2022년에는 서울 입주 물량이 2만4267가구까지 줄어드는데도 서울에서 경기도로의 전입 인구는 20만1000명으로 평년보다 적었다. 새로 입주할 곳이 없어서 서울을 떠났다고 보기 어려운 셈이다.

서울 엑소더스 현상이 줄어든 건 집값이 꺾인 지난해부터다. 서울을 빠져나간 인구는 23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과 비교해 17만명 가량 줄어든 것이다. 경기로 20만1762명, 인천으로 3만2297명이 이동했다. 지난해 서울 집갓은 10억6759만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8388만원 감소했다. 서울 집값 하락세로 인해 경기와 인천으로의 전입 필요성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좋은 인프라를 두고 떠날 만큼 급등한 서울 집값은 큰 부담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저출산도 인구 감소라는 큰 틀에서 의미가 있지만 중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집값이 안정화 된다면 서울의 인구유출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수 있다”고 말했다.

2015년까지 1000만명대를 유지해 오던 서울인구는 2016년 993만명을 기록하며 1000만 시대가 종료됐다. 지난해는 942만8000명으로 인구가 더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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