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리츠라는 공통점···편입자산 규모 및 공모금액도 비슷
우량자산 편입에 기대↑···시장 분위기에 희비 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올해 상반기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로 한화리츠와 삼성FN리츠가 연이어 시장에 나올 예정인 가운데 어떤 리츠가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 곳 모두 생명·보험 계열사 지원을 받는 스폰서 리츠인 데다 우량 자산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기대가 큰 까닭이다. 공모 시점의 증시 분위기와 시장 금리 움직임 등이 흥행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 한화그룹 야심작 한화리츠, 올해 첫 리츠 IPO 대기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다수의 리츠 상장이 예고되면서 흥행 여부에 시장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리·물가 등 투자 환경이 크게 바뀐 상황에서 처음 나오는 리츠 IPO(기업공개)로, 이들의 흥행 여부가 향후 리츠 투심에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상장이 가시화되고 있는 한화리츠와 삼성FN리츠에 이목이 집중된다. 우선 한화리츠는 한화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달 중 공모 청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화리츠는 지난해 상장을 저울질했지만 시장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올해로 일정을 미룬 바 있다.
한화리츠는 여의도 한화손해보험 빌딩과 한화생명이 보유한 노원·평촌·중동·구리 사옥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앞서 한화리츠는 한화손해보험 빌딩을 4560억원에 매입했고 노원·평촌·중동·구리 사옥을 2043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빌딩의 주요 임차인은 계열사인 한화손해보험과 한화생명이다.
한화리츠는 계열사를 통한 안정적인 임대료 수익으로 연 6.85%의 배당 수익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3%대인 3년, 10년물 국고채 금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향후 시장 금리가 하락할 시 배당 수익률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기대 요인인데, 한화리츠의 담보대출 조달금리는 변동금리를 적용한 5.57%로 금리가 내리면 자금 조달 비용이 절감되는 구조다.
공모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도 흥행을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분류된다. 한화리츠는 이번 IPO를 통해 1160억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는 주요 스폰서 리츠인 KB스타리츠(1535억원), 롯데리츠(4300억원), SK리츠(2326억원) 보다 작은 규모다. 최근 IPO 시장은 공모금액 부담이 크지 않은 종목 위주로 흥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향후 자산 편입 모멘텀도 깔려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화리츠는 이번에 한화그룹의 대표적인 빌딩인 여의도 63빌딩을 포함하지 않았는데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과의 ‘우선매수협상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며 향후 편입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이밖에 한화생명 서초사옥, 한화손해보험 신설동 사옥 및 소공동 사옥 등도 추가 편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 삼성FN리츠도 4월 상장 나설 예정···금리 환경이 흥행 변수로 꼽혀
오는 4월 상장을 목표로 하는 삼성FN리츠 역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끄는 IPO다. 삼성FN리츠는 삼성금융그룹 최초의 공모상장 리츠로 강남권 업무지구 우량 오피스인 ‘대치타워’와 시청역 인근 ‘에스원빌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다. 에스원 빌딩의 경우 계열사인 에스원이 100% 임차하고 있어 임대차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FN리츠 예상 목표 배당률은 5.67%다.
삼성FN리츠도 생명보험 계열사가 스폰서로 나선다는 점에서 한화리츠와 닮은 부분이 있다. 삼성FN리츠는 신용등급 ‘AAA’의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스폰서로 참여한다. 삼성FN리츠는 스폰서가 보유하고 있는 다수의 우량 오피스에 대한 우선매수협상권도 함께 확보해 향후 포트폴리오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성FN리츠의 공모 규모도 한화리츠와 비슷하다. 삼성FN리츠의 편입자산 규모는 약 6776억원으로 이 가운데 1100억원을 공모를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최근 상장한 스폰서 리츠 중에서는 공모 규모가 가장 작다. 삼성FN리츠의 공동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다
한편 두 리츠의 흥행 여부는 리츠의 안정성과 성장성뿐만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달리 전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츠가 지난해 부진했던 배경에는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이 있었다”며 “올해의 경우 급격한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는 다소 감소했지만 금리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시장 분위기도 급격히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희비가 갈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