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픽업트럭으로 넘치는 실내공간과 적재공간 확보
고급 SUV급 인테리어·편의사양에 편안한 승차감 체공

시에라 드날리. / 사진=박성수 기자
시에라 드날리. / 사진=박성수 기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픽업트럭은 미국을 상징하는 자동차 모델 중 하나다. 큰 덩치에 활용도 높은 공간성을 바탕으로 실용성을 높여 일상생활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세단보다 픽업트럭이 자주 등장할 정도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모델이다. 실제 미국 판매량에서도 상위권은 대부분 픽업트럭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국내에선 픽업트럭이 짐차, 화물차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 수입차 브랜드에서 고급 픽업트럭을 들여오며 인식이 올라가고 있다. 특히 큰 차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게 픽업트럭은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느낄 수 없었던 매력을 발산하며 시장이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 사진=한국GM
/ 사진=한국GM

이에 한국GM은 지난해 GMC 브랜드를 국내 출범하며 고급 픽업트럭 시장 개막을 알렸으며, 올해 초 초대형 픽업트럭 ‘시에라’를 출시하며 새로운 시장을 열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국내 픽업트럭은 중형급 수준에 그쳤으나, GMC는 초대형 픽업트럭을 들여오며 프리미엄 고객층을 정조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GMC가 시에라 최상급 트림인 드날리만 출시한 점도, 이러한 프리미엄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지난 15일 GMC 시승행사를 통해 시에라 드날리를 직접 운전해봤다. 이날 시승은 서울 여의도에서 출발해 인천 석모도를 오가는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에라 드날리는 거대한 차체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시에라 전장은 5890㎜, 전고 1950㎜, 전폭 2065㎜, 휠베이스 3745㎜로 대형급을 넘어선 초대형급 크기를 자랑한다.

외관 디자인은 일반적으로 픽업트럭을 떠올렸을 때 연상되는 모습 그 자체다. 차체 크기에서 오는 압도적인 위압감과 함께 듬직하면서도 다부진 인상이다.

전면부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전면부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전면부는 큼직한 크롬 그릴에 가운데 GMC 브랜드 로고가 자리 잡아 디자인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또한 곳곳에 크롬 소재를 적용했으며, 각지고 날렵한 LED 헤드램프를 통해 자칫 둔탁하게 보일 수 있는 픽업트럭 이미지를 세련되게 바꿔준다.

/ 사진=박성수 기자

픽업트럭답게 적재함 공간도 신경을 썼다. 성인 남성 3명이 누워도 충분한 공간이 있으며, 큰 짐을 싣기에도 용이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GM의 독점 기술인 ‘6펑션 멀티프로 테일게이트(뒷문)’를 적용해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뒷문을 6가지 형태로 바꿔 공간활용성과 접근성을 높였다.

적재 공간. / 사진=박성수 기자
적재 공간. / 사진=박성수 기자

뒷문을 상·하단으로 구분해서 조작할 수 있으며, 상단부만을 내릴 경우 뒷문이 ‘┌ ’모양으로 접혀 적재공간에서 앉아 간이형 테이블처럼 사용할 수 있다.

테일게이트 상단부만을 접을 경우 간이테이블처럼 사용할 수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테일게이트 상단부만을 접을 경우 간이테이블처럼 사용할 수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하단부만을 내리면 일반적으로 픽업트럭 뒷문을 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또한 하단부를 내리고 상단부를 또다시 내리면 계단식 모양으로 바뀌어 적재공간에 오르기 용이하다.

시에라는 테일게이트 부분을 6가지 형태로 전환할 수 있어 편의성과 공간성을 높였다. / 사진=박성수 기자

적재공간은 특수코팅을 해서 짐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스크래치로부터 베드 부분을 보호한다. 이와 함께 적재함 측면에 LED 램프를 설치하고, 고출력 400W 230V 파워아웃렛을 적용해 야외 활동 시 편의성을 제공한다.

실내 공간은 미국 픽업트럭답지 않게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이다. 픽업트럭이라기보다는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가깝다.

실내공간. / 사진=박성수 기자
실내공간. / 사진=박성수 기자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된 13.4인치의 고해상도 터치스크린과 12.3인치의 디지털 컬러 클러스터, 15인치 멀티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시인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도 지원해 고해상도의 큼직한 화면으로 내비게이션을 볼 수 있다.

디스플레이. / 사진=박성수 기자
디스플레이. / 사진=박성수 기자

여기에 천연 가죽 시트를 비롯한 실내 곳곳에 적용된 드날리 로고와 갈바노 크롬, 나무 질감이 살아 있는 오픈 포어 우드, 알루미늄 크롬 가니시 등을 적용해 고급감을 살렸다.

주행성능의 경우 8기통 6.2ℓ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의 힘을 발휘한다. 초대형 픽업트럭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대형 SUV를 운전하는 것처럼 날렵하면서도 민첩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 모두 섬세하게 세팅돼있어서 크게 힘을 주지 않아도 예상보다 빠르게 가·감속했다.

또한 10단 자동변속기와 GM의 독자기술인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시스템을 통해 연료 효율도 개선했다. 시에라의 복합연비는 6.9㎞/ℓ이나 이날 시승하고 확인한 연비는 9.1㎞/ℓ 수준에 달했다.

보통 픽업트럭의 경우 뒷좌석이 좁아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시에라는 초대형 차답게 뒷좌석도 상당히 넉넉하다. 다리를 꼬고 앉아도 될 정도로 공간이 넉넉하며, 등받이 부분도 약간 기울어져 1시간 반이 넘는 주행시간에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뒷좌석. / 사진=박성수 기자
뒷좌석. / 사진=박성수 기자

정숙성의 경우도 생각보다 뛰어나 풍절음이나 노면소음은 물론 엔진소음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짐을 싣는 픽업트럭 특성상 후방시야를 확인하기 어려운데, 시에라는 디스플레이 룸미러를 통해 선명하게 확인이 가능하다. 특히 기존 디스플레이 룸미러의 경우 시야각이 좁아 일반 룸미러보다 답답한 경우가 있었는데, 시에라는 전용 고해상도 광각 카메라를 통해 기존대비 최대 300% 향상된 후방 시야를 제공해 불편함을 없앴다.

디스플레이 룸미러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디스플레이 룸미러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의 경우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는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이 탑재돼 주행시 피로도를 덜어준다. 다만 차선 이탈방지 경고 기능은 있지만 차선유지기능은 없어 아쉬운 부분이다.

시에라 가격은 드날리 트림이 9330만원, 드날리-X 스페셜 에디션은 9500만원으로 1억원대의 높은 가격이지만, GMC 측은 “시에라는 프리미엄 시장을 노리고 나온 차”라며 “메인카나 세컨카가 아닌 레저용 서드카를 원하는 고객들이 주요 타깃층”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