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기준, 풀옵션시 1억2000만원까지 추가…낮아진 분양수익 만회 수단으로 활용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에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에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주력평형인 전용 59㎡와 84㎡를 모두 소진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또 한번 집중시킨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이 이번에는 높게 책정된 옵션가를 이유로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주택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일부 분양사업장은 유상옵션에 해당될 법한 항목을 무상으로 제공하는데,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무상일 법한 항목까지 유상으로 가격을 책정함에 따라 수분양자들의 총 주택 구입비용이 늘어나는 까닭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사업장은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예비당첨자 계약 진행을 통해 인기 타입인 전용 59·84㎡는 계약이 완료했다. 59㎡는 1499가구, 84㎡는 1237가구로 두 평형은 일반분양 전체 공급세대의 57%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1·3 부동산 대책의 수혜를 입은 영향이라고 해석한다. 정부는 강동구를 비롯한 서울 21개 자치구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했으며, 이에 따라 각종 세제와 대출 등 규제가 대거 완화돼서다. 특히 8년이던 전매 제한이 1년으로 줄어들면서 둔촌주공 일반분양 당첨자는 오는 12월 입주권을 팔 수 있다.

이처럼 침체된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수분양자들 사이에서는 옵션가를 두고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타 사업장에서는 무상으로 제공할 법한 항목도 유상으로 책정된 게 여럿 있어서다. 수분양자들은 조합이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유상옵션 항목을 늘린 영향이라고 입을 모은다.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해 말 일반 분양가를 3.3㎡당 4180만원으로 책정할 것을 강동구청에 신청했으나 최종 분양가는 3.3㎡당 350만원 가량 줄어든 3829만원으로 결정됐다.

실제 전용 84㎡ 타입을 기준으로 주방가구를 고급화하기 위해선 885만원을 추가해야 한다. 이 가격은 도어, 하드웨어, 수전, 씽크볼의 사양변경 및 주방 가구 매입 조명을 추가하는데 쓰이는 값이다. 다만 주방 고급화를 위해 유로모빌 등 유럽산 가구를 쓰는 강남권 상당수 조합과 달리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명목은 고급화이지만 적용 브랜드로 리바트 또는 한샘을 사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욕실 고급화를 위해서도 847만원을 추가해야 한다. 이는 콜러의 씽크수전이나 샤워수전, 세면대, 양변기 값이다.

이밖에 근래에 다수의 사업장이 무상으로 제공하는 발코니 확장도 최고 1884만원으로 책정돼있고, 1000만원을 더 써야 설치되는 시스템 에어컨은 물론 거실 아트월, 거실 우물천장 조명 등까지도 별도로 비용을 내야 한다. 결국 전용 84㎡ 타입에서는 주방 고급화 포함, 유상옵션을 모두 적용하면 분양가인 13억원 보다 최대 1억2000만원 가량이 더 든다.

예비로 당첨돼 최근 계약을 마친 한 수분양자는 “다른 곳들은 무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 에어컨이나 아트월, 우물천장 조명만 해도 최소 1000만원 이상 더 내야 하니 예상 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며 “추후 취득세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소화하려고 하지만 무상옵션이 없어도 너무 없는 수준”이라고 탄식했다.

업계에서는 지방 일부 사업장이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옵션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곳도 늘고 있지만 이처럼 분양가상한제로 낮아진 분양가를 만회하기 위해 무상으로 제공하던 품목을 유상옵션으로 하는 사업장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공사비는 올랐는데 주택시장이 침체돼있다 보니 기본 제공항목을 유상옵션으로 돌려 수지타산을 맞춰야 하는 처지여서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유상옵션을 늘린 깡통주택 분양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지만 침체기인 지금 상황에선 무작정 분양가만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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