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용시장 변화···프리랜서·긱워커 급증
HR테크 업계, 긱워커 공략한 서비스 출시
최대 매출·영업이익 달성···성장세 본격화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최근 국내 채용시장이 신입 공채 중심에서 경력·수시 채용으로 변화하면서 인적자원관리(HR)테크 플랫폼 업계도 외연 확장에 나섰다. 특히 프리랜서 및 긱워커(임시노동자) 공략 서비스로 실적을 올리며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엔데믹으로 성장 둔화가 시작된 대부분의 플랫폼 업계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HR테크 업계가 다양한 타겟의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실적 개선에도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투자 빙하기에 플랫폼 업계 전반적으로 생존 위기를 맞은 반면 HR테크 업계는 고용시장 재편으로 오히려 성장세가 시작된 분위기다.
HR테크 업계 성장을 견인한 가장 큰 요인은 '긱 이코노미(임시노동 경제)'의 성장이다. 최근 HR테크 플랫폼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6명이 긱워커 형태 근무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업들도 긱워커 채용을 점차 늘릴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정규직의 안정적인 근무 형태를 통한 근소소득을 얻는 것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소득을 올리는 추세"라며 "이러한 국내 고용시장의 변화가 HR테크 업계 성장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HR테크 플랫폼들은 긱워커를 겨냥한 신규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였다. 가장 먼저 2020년 원티드랩은 프리랜서·긱워커를 프로젝트와 매칭해주는 플랫폼 '원티드 긱스'를 출시했다. 긱스 신사업으로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엔 매출 503억원, 영업이익 90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사람인도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을 냈다. 역시 긱워커 채용 플랫폼 '사람인 긱'이 성장을 견인해 매출액 1489억원, 영업이익 403억원을 기록했다. 사람인 긱은 2021년 출시 당시 통번역 프리랜서 매칭 플랫폼으로 시작돼 대상 범위를 확대해 왔다.
사람인 운영사 사람인HR 관계자는 "수시 채용 확산과 이직 증가로 사람인 긱이 성장하고 있다"며 "IT개발, 디자인, 경영비즈니스,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프리랜서 개인회원과 기업들의 니즈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인크루트 역시 2021년 긱워커 채용 서비스 '뉴워커'를 출시했다. 뉴워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0% 증가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명함관리 플랫폼에서 채용 시장에 진출한 리멤버다.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리며 HR테크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키웠다.
지난해 4월 전문가 네트워크 서비스 기업 이안손앤컴퍼니 인수를 시작으로 7월 신입·인턴 채용 플랫폼 '슈퍼루키' 운영사 루키코러페이션과 신입 전문 플랫폼 '자소설닷컴' 운영사 앵커리어를 잇따라 인수했다. 이달 초엔 임원급 구인구직 전문 업체 브리스캔영의 경영권을 인수해 국내 최초 억대 연봉자 전용 채용관인 '리멤버 블랙'을 출시했다. 신입·경력에 이어 고위직 채용까지 모두 아우르는 종합 채용 솔루션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리멤버는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비하면서 지난 1년간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월 매출액은 1월 대비 3.8배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리멤버 관계자는 "채용의 메가트렌드 변화로 채용 플랫폼도 세분화·다변화되고 있다"며 "리멤버도 새로운 서비스를 구축한 만큼 올해는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