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서비스 평균 수입비율 18.05%···전년比 0.21%p 상승
현금서비스 이용액 증가 영향···지난해 누적 52조원 넘어서
주요 카드사 연체율 일제히 상승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해 현금서비스 이용이 급증하면서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수익률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금서비스 이용 증가로 인해 연체 위험도 덩달아 상승하면서 카드사들의 건전성 지표 악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1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현금서비스 평균 수입비율은 전년(17.84%) 대비 0.21%포인트 상승한 18.05%로 집계됐다. 현금서비스 수입비율은 카드사들이 융통한 자금에 대해 현금서비스로부터 발생한 수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연이율로 환산한 것이다.
현금서비스 이용액이 증가하면서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수익률도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카드사들의 누적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은 52조22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말(50조79억원)보다 2조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현금서비스 수요가 늘어난 데에는 카드론 규제 영향이 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월부터 총대출액 2억원 초과 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했고, 카드론도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규제 강화로 대출 한도가 축소되면서 카드론을 이용하기 어려운 금융소비자들이 늘었고 이들이 카드론 대신 현금서비스로 눈을 돌린 것이다.
문제는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이 급증하면서 카드사들의 연체 위험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카드의 연체율이 지난해 말 1.21%로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말(0.66%) 대비 0.55%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카드사 중 상승 폭 역시 가장 컸다. 이어 신한카드가 1.04%로 전년 말(0.80%) 대비 0.24%포인트 상승했으며, 하나카드(0.98%)와 KB국민카드(0.92%)도 각각 1년 새 연체율이 0.05%포인트, 0.1%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카드(0.9%)를 제외한 4곳의 연체율이 모두 1년 전보다 상승한 것이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도 지난해 대비 연체율이 상승했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연체율이 0.93%로 이미 2021년 말(0.9%) 연체율을 넘어선 상태다.
현금서비스 금리는 법정최고금리(연 20%) 수준에 근접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평균 수수료율은 연 16.88~19.43% 수준이다. 평균금리는 18.02%로 카드사에서 취급하는 카드론(15.06%)과 결제성 리볼빙(16.84%)과 비교하면 현금서비스의 적용금리가 확연히 높다. 금리가 높은 만큼 이용금액 증가에 따른 연체 위험 역시 클 수밖에 없는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채무 상환 능력이 약화된 차주들이 증가했고 그 결과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직 부실화를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리며 부실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며 “취약차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심화되지 않도록 연체율 지표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