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하우시스, 부동산 시장 침체에 실적 악화
한명호 사장 대표이사직으로···실적 개선 이룰지 관심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부동산 시장의 한파로 가구, 건자재 기업들의 실적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침체를 돌파하기 위한 규제 완화책을 꺼냈지만 주요 기업들의 적자폭은 심해지고 있다. 건자재 기업인 LX하우시스는 지난해 흑자를 유지했지만, 전년 대비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실적 개선을 위해 LX하우시스는 한명호 사장을 다시 대표이사로 선임한 가운데 한 사장이 LX하우시스의 구원투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인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LX하우시스는 지난해 매출 3조6112억원, 영업이익 1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4.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78.8%나 감소한 규모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떼어놓고 보면, LX하우시스는 4분기 매출 8872억원, 영업손실 130억원을 기록했다.
LX하우시스는 아직 부동산 시장 경기가 개선되지 않은 것을 실적 악화 이유로 꼽았다. LX하우시스는 건축자재 부문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해 통상 건자재 기업으로 분류된다. LX하우시스는 “원재료 가격 및 원달러 환율, 물류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건설·부동산 등 전방시장 침체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가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가구업계 1위 한샘, 신세계까사도 실적이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한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0.4% 감소한 2조1억원을 냈고 2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신세계까사도 지난해 전년 대비 16.5% 증가한 매출 2681억원을 기록했으나 2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리바트도 지난해 매출 1조4957억원, 영업손실은 18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LX하우시스는 건자재뿐 아니라 창호 부문에서 업계 선두권 기업이다. 창호업계 선두를 다투는 KCC는 LX하우시스와 달리 지난해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LX하우시스의 부진함이 대두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KCC의 지난해 매출 6조7405억원, 영업이익은 4898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14%, 영업이익은 26% 늘어난 규모다.
국내외 경기로 인한 실적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LX하우시스는 초대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한명호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한 사장은 지난 2009년 지금의 LX하우시스인 LG하우시스가 LG화학에서 분할·설립될 때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해 2012년까지 회사의 성장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특히 2009년은 현재 부동산 시장과 비슷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때로, 당시 한 사장은 전국의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미분양이 급증했던 시기에 대표직을 경험했다.
또 한 사장은 재임기간 건축용 고성능 PF단열재, 완성창, 고단열 로이유리등 신사업 육성을 주도해 현재 LX하우시스의 주력 사업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퇴임 이후에도 한 사장은 한화L&C 및 한라엔컴 대표이사를 역임, 관련 업계에 꾸준히 몸담으며 시장의 변화 흐름과 통찰력을 유지하는 등 국내 건축자재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다만 한 사장이 LX하우시스의 실적 개선을 이끌지는 미지수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에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지 오래된 상태라 회사의 재무부담도 가중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LX하우시스는 재무건전성 평가 주요 지표로 활용되는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12.33%로 높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부채비율 217%를 찍으며 최근 5년 간 가장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또 LX하우시스는 인테리어 브랜드 지인스퀘어 오프라인 전시장 확충 등 종합인테리어사업과 단열재 등 생산시설 투자가 더해지면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순차입금도 8528억원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올해는 부동산 거래 침체는 물론 소비자들의 소비여력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가구, 인테리어업계의 부진이 예고된 상태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4분기는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실적을 거뒀다”면서 “올해 건자재 부문은 부엌, 욕실 사업부 패키지 판매를 통한 B2C 시장 확대의 성장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비용 증가를 수반하는 플래그십 스토어 출점 확대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B2B 부문은 전반적인 분양시장 위축 등 부정적 요인이 반영될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PF단열재 4호라인 가동 효과 및 손상차손 반영에 따른 비용 부담 완화 및 손익 개선 효과는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올해는 원가절감, 생산 및 영업활동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는 위기 대응 경영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동시에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 매출 확대, 국내 B2C 시장 공략 강화, 소재 및 디자인을 차별화한 신제품 출시 등을 적극 추진해 전방시장 침체를 극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