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팩 제외 IPO 주관 실적 1건 불과···이마저도 흥행 실패
올해엔 수요예측 진행 중인 바이오인프라 외 복수의 IPO 주관 업무 진행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IPO(기업공개) 시장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는 가운데 DB금융투자가 올해 남다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IPO 시장에서 최근 몇 년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상황에서 복수의 IPO 주관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딜 수임도 차곡차곡 쌓아 놓은 까닭이다. 최근 IPO까지 기업 실사를 총괄했던 곽봉석 IB사업부 부사장이 대표로 올라섰다는 점도 DB금융투자의 행보를 주목하게 하는 부분이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임상 1상 시험 전문기업 바이오인프라는 이날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바이오인프라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로, 앞서 바이오인프라는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지만 공모가가 예상을 밑돌며 공모를 철회한 바 있다. 바이오인프라는 이번 상장에선 공모주식 수를 줄이고 몸값을 낮췄다.
바이오인프라의 흥행 여부는 대표 상장 주관사인 DB금융투자 입장에서도 중요할 전망이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면 IPO 대표 주관 실적이 한 건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흥행에 실패하며 쓴잔을 마셔야 했다. 실제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지난해 1월 기관 수요예측에서 74대 1로 부진했고 현재 주가도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DB금융투자는 한때 시장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8년 말 성장성 특례상장 1호로 증시에 입성시킨 셀리버리 IPO가 대표적으로,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을 상장시켰다는 상징적 의미뿐만 아니라 확보한 신주인수권행사 등으로 100억원 안팎의 수익을 거두면서 중소형 증권사로는 보기 드문 성과를 낸 것이다.
DB금융투자는 바이오인프라뿐만 아니라 또 다른 IPO 주관업무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활발한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DB금융투자가 대표 IPO 주관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화장품 제조 및 유통기업 뷰티스킨이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면서 연내 상장을 가시화했다. 바이오인프라와 뷰티스킨이 상장할 경우 DB금융투자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두 건의 기업을 상장 주관하게 된다.
여기에 IPO 딜 수임 소식도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 일동제약 그룹의 신약 개발 계열사인 아이디언스로부터 대표 상장 주관사 계약을 끌어냈다. 같은 해 7월에는 신소재 미디어 커머스그룹 플러스앤파트너스의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된 바 있다.
DB금융투자의 IPO 강화 가능성도 향후 움직임을 주목하게 하는 부분이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 말 새로운 수장으로 곽봉석 DB금융투자 부사장을 내정했다. 곽 부사장은 이번 바이오인프라 IPO의 기업실사 총괄을 맡는 등 IB(투자은행) 부문 경력이 깊다. 향후 IPO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예상케 하는 요인인 셈이다.
다만 IPO 시장이 여전히 침체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DB금융투자의 행보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IPO 시장은 최근 쏠림 현상이 극명히 드러나면서 이른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되고 상한가까지 오르는 것)과 상장폐지 사례가 짧은 시차로 번갈아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