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FSC 영업이익 큰 폭으로 늘어···LCC 영업손실 대폭 감소
FSC, 견조한 화물사업 바탕에 여객 수송 증가···LCC, 단·중·장거리 가리지 않고 여행객 늘며 실적 개선
올해 1분기 LCC 역대급 실적 전망···일본·동남아 해외여행 급증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코로나19 이후 국내 항공사들이 저마다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대부분 항공사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묶여있던 해외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업계에선 “항공기를 띄우기만 하면 돈을 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공사들은 전년대비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 2조8836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항공 화물 사업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완화로 여객사업이 하반기 들어 급증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작년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 622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무려 567%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화물 사업 매출이 전년대비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3분기부터 여객사업 매출이 급증했다. 3분기 기준 아시아나 여객 사업 매출은 전년대비 326% 늘어난 7422억원을 달성했다. 4분기에는 일본 노선이 재개되면서 여객 사업 매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 항공사(FSC)의 경우 코로나19 기간에도 화물 운송으로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으며, 최근 코로나19 완화 이후엔 여객 사업 비중을 높이면서 실적 개선에 날개를 달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는 각 사별로 코로나 대응 전략이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모두 큰 폭의 수익을 내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다른 LCC들이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하는데 집중하는 동안 일본, 동남아를 중심으로 단거리 노선을 늘리는 전략을 펼쳤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부터 국내 LCC 중 가장 적극적으로 일본 노선을 확대하는데 집중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0월 일본 무비자 입국 재개와 동시에 도쿄(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등 주요 일본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그 결과 지난해 10~11월 두 달만에 주 178회 일본 노선을 운항하며, 총 34만4181명을 수송해 국적 항공사 중 일본 노선 수송객 1위를 달성했다. 또한 지난해 총 650만여명의 국내선 수송객을 실어나르며 2020년부터 3년 연속 국내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제주항공은 187억원의 이익을 내며 15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일각에선 제주항공이 마진을 일정 부분 포기하고 공급석을 늘리는데 집중해 생각보다 수익 개선 폭이 낮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으나, 일본 여행객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며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에어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16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진에어는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공급석을 확대하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회사 영업손실은 672억원으로, 전년대비(1853억원 손실) 적자폭이 1200억원가량 감소했다. 특히 4분기 진에어 국제선 여객수는 약 66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 대비 63% 회복율을 기록하며,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에어버스사의 중대형기 ‘A330-300’을 도입하며 시드니, 싱가포르, 몽골 등 중장거리 노선에 집중했으며, 그 결과 작년 영업손실이 줄었다. 지난해 티웨이항공 영업손실은 1050억원으로 전년대비 4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제주항공, 진에어와 비교하면 적자 감소폭이 크진 않지만, 이는 중대형기 도입에 따른 고정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일본 및 동남아 노선에 집중하는 동안 티웨이항공은 중장거리 노선 확대에 주력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을 실었다.

특히 티웨이항공이 공을 들인 시드니 노선의 경우 90% 수준의 높은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어, 1분기 실적 개선의 일등 공신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해외여행객이 갑자기 몰리면서, 예전처럼 항공사끼리 출혈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진 가운데 항공권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은 올 1분기 흑자전환은 물론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 여행객으로 북적이는 인천공항. / 사진=연합뉴스
해외 여행객으로 북적이는 인천공항. / 사진=연합뉴스

조정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 티웨이항공 평균 판매단가(ASP)는 평년대비 일본은 2배, 동남아는 1.5배 수준 상승한 상황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이 예상된다. 탑승률도 일본, 동남아, 괌, 사이판 모두 90%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연간으로도 매출액 1조1127억원, 영업이익 86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승인될 경우 배분되는 중장거리 운수권까지 확보하게 된다면 성장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후발주자인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미국 LA와 싱가포르 노선 등에 취항하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으며 올해에는 뉴욕,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등 장거리 노선 취항을 확대하며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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