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판매 확대 및 전기차 성장에 따른 타이어 수요 증가 예상
증권업계, 올해 한국타이어 매출과 영업이익 작년대비 각각 3.7%, 19% 성장 전망
조현범 회장, 검찰 수사로 오너리스크 가중···노조 파업 따른 생산 차질 우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에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올해 전세계 자동차 생산 확대와 함께 전기차 판매 증가로 인해 타이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연초부터 가격 인상에 나서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배임,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어 오너리스크가 우려되는 데다, 노동조합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게릴라성 파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타이어 매출은 전년대비 17.5% 성장한 8조3942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같은 해 영업이익은 7057억원으로 전년대비 9.9% 늘었다.
한국타이어는 실적 개선 요인에 대해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확대와 우호적인 환율 환경, 가격 전략 등을 꼽았다.
올해에도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한국타이어 매출은 8조7054억원으로 전년대비 3.7%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8396억원으로 전년대비 18.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말부터 전세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면서 자동차 생산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타이어 수요도 덩달아 증가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열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자동차 시장 수요가 전년대비 3.8% 증가한 7881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전기차 판매도 계속 늘어나면서 고수익 전기차용 타이어 판매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총 1083만대로 처음으로 1000만대를 넘어섰으며, 올해에는 이보다 40% 가까이 성장한 1477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유럽, 한국, 북미에서 런칭한 바 있으며, BMW i4, 아우디 Q4 e-트론, 현대차 아이오닉 6, 토요타 bZ4X 등 전기차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 한국타이어는 신차용 타이어 중 전기차용 타이어 비중을 기존 11%에서 2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 조현범 회장, 배임·횡령 수사···노조, 임금협상 갈등도
이처럼 한국타이어가 올해 실적 관련 호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악재도 있다.
우선 조현범 회장의 배임·횡령 건이다. 검찰은 최근 조 회장이 회삿돈으로 지인에게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에서 100억원가량의 돈을 끌어다 빌려준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또한 조 회장이 회삿돈으로 외제차 구입 및 개인 집수리 등에 사용했다는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한국타이어의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타이어가 계열사 MKT로부터 타이어 몰드(타이어 무늬를 만드는 생산 장비)를 다른 몰드 제조사보다 고가에 구입해 이익을 몰아줬다며,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MKT는 총수 일가가 49.9%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조 회장이 29.9% 지분을 갖고 있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실제보다 제조원가를 높게 반영해 MKT가 40% 이상의 매출이익률을 올리도록 설계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총수 일가 사익 편취 정황이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MKT는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조 회장 65억원을 포함해 총수일가에 108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에서 시작된 수사가 오너가 비리 및 기업 수사까지 확대되면서 기업 경영에 심각한 타격이 있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노조와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점도 있다.
앞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한국타이어지회(제 1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지난해 부분파업을 수차례 벌였다. 사측은 한국노총 소속 노조와는 지난해 10월 기본급 5% 인상 및 생산 격려금 100만원 지급안에 합의하며 협상을 마쳤으나, 제 1노조는 여기에 기본급 0.6%, 일시금 200만원을 추가로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 작년 임금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올해 임금협상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현 상황으로는 파업이 불가피하며, 시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노조 파업이 이어질 경우 한국타이어 손해가 커질 전망이다.
앞서 한국타이어 측은 작년 실적과 관련해 “한국공장(대전 및 금산공장)의 수익성 회복이 여전히 아쉬운 상황이다”라며 “한국공장은 작년 민노총 금속노조 지회의 게릴라성 파업 영향으로 영업손실을 보이며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