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이수만 지분 인수로 에스엠 경영권 분쟁 참전
최대주주 올라서며 우위 점했단 분석
가처분 신청·공정위 독과점 심사 등 변수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가 경쟁사인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공식화하면서 에스엠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카카오와 하이브간 대결로 옮겨붙었다. 에스엠 지분을 사들인 하이브가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가운데 가처분 신청과 경쟁당국 심사 등 카카오가 반격할 변수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전날 이수만 에스엠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인수로 하이브는 에스엠 최대주주로 올라서게됐다.
하이브는 이번 지분 인수와 관련, 표면적으로는 양사 역량을 결집해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하이브는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방시혁 의장과 이수만 에스엠 전 총괄 프로듀서는 이번 계약 체결에 앞서 K팝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그 결과물 가운데 하나로 이번 주식양수도계약 체결이 이뤄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내면에는 에스엠 내부의 경영권 분쟁이 자리잡고 있단 분석이다. 카카오는 최근 에스엠 현 경영진과 손잡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신주 123만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를 통해 향후 114만주를 추가 확보해 지분 9.05%를 매입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현 경영진과 카카오가 에스엠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을 배제하는 수순을 밟고 있단 해석이 나왔다.
카카오의 방안대로라면 주가 희석으로 이 전 총괄 지분은 18.46%에서 16.78%로 낮아진다. 이를 두고 이 전 총괄은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며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브가 전면에 나서면서 에스엠 내부의 경영권 분쟁이 하이브와 카카오의 대결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에스엠 경영권 분쟁에 연관된 세 회사의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에스엠 주가는 전날 16.45% 급등한 11만4700원에 거래를 마친 반면 카카오는 4.65% 떨어졌으며 하이브도 1.51% 하락 마감했다.
향후 경영권 다툼이 어떤 방향으로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일단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단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 전 총괄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 결과를 주목한다.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카카오가 손을 뗄 가능성이 높단 분석이다. 기각시 카카오는 우호지분을 모두 합쳐 약 30%의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지만, 경영권 확보를 위해선 에스엠 주식을 추가로 매수해야 한다.
하이브는 공개매수를 통해 총 지분 40%를 확보한단 구상이다. 다만, 이를 위해선 우선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한다. 공정위는 자산, 매출액 3000억원 이상 기업이 3000억원 이상인 상장사의 주식을 15% 이상 취득할 경우 독과점 여부를 심사한다. 공정위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공개매수를 하려면 상당한 자금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 하이브는 그간 공격적 인수합병을 통해 금융사 차입금이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