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에스엠 2대주주 되자 하이브, 이수만 지분 14.8%를 4228억에 인수
하이브, 주당 12만원에 주식 추가 공개매수···카카오 추가 대응에 시선 집중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려는 카카오에 맞서 하이브가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 지분을 인수해 에스엠 최대주주에 오르자 향후 펼쳐질 에스엠 경영권 향방에 대해 전국민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엠 주가는 지난주 9만1000원에서 이번주 11만4700원으로 26.0% 상승했다. 에스엠 주가는 전날 장중 11만70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에스엠 주가 급등은 하이브가 다음달 1일까지 주당 12만원에 595만1826주를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힌 것이 핵심 배경이다.
하이브는 지난 10일 이수만 전 총괄이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 지분을 인수해 단숨에 최대 주주로 올라선 것이다. 이어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25%를 더해 에스엠 지분 40%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하이브의 에스엠 지분매입은 이성수·탁영준 등 현 에스엠 경영진과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연합해 이수만 전 총괄을 경영에서 배제하고 카카오를 상대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자 이 전 총괄의 백기사로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에스엠은 지난 7일 카카오를 상대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유상증자 123만주와 전환사채 전환주식 114만주 등을 통해 카카오는 지분 9.05%를 확보하게 됐다. 이를 통해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율은 현재 18.46%에서 16.78%로 감소한다. 이에 이수만 전 총괄은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고 발표하고 하이브를 백기사로 끌어들였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까지는 이수만이 하이브로 본인의 지분을 매각할 의지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이사회-카카오-얼라인 연합의 압박으로 우군 확보가 시급해지면서 결국 하이브와 손을 잡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향후 양측은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 에스엠 경영진은 하이브의 적대적 인수·합병에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공개매수 가격 12만원은 너무 낮은 가격”이라며 “하이브가 에스엠의 지분 100%를 보유하지 않게 되면 하이브가 에스엠의 의사결정을 통제하는 가운데 에스엠의 일반주주와 하이브 주주들 간에 이해관계상충 문제 발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25% 지분이 아니라 일반투자자가 보유한 지분 전체에 대해서 공개매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이브로서는 에스엠을 인수하게 되면 K팝을 이끌 대표주자로 등극하게 된다. 하이브는 BTS를 포함해 르세라핌, 뉴진스, 세븐틴, 프로미스나인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에스엠은 NCT를 비롯해 카리나, 윈터가 이끄는 걸그룹 에스파의 소속사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가 에스엠 지분을 인수완료한다면 명실상부한 K팝 1군 IP(지식재산권)를 모두 확보한 최대 사업자로서의 지위가 공고해질 것”이라며 “K팝부터 힙합까지 마니악한 장르에서 대중적인 장르까지 음악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글로벌 최대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통합사업자로서의 서막이 열리는 것으로 풍부해질 IP를 통해 더욱 다양한 수익 모델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주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시가총액순위 1위를 수성한 가운데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엘앤에프가 뒤를 이었다. 에코프로는 카카오게임즈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