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7조 돌파···영업익은 전년比 2% 내린 5805억

카카오 실적 추이 /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카카오 실적 추이 /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카카오가 지난해 매출액 7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썼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뒷걸음쳤다. 영업이익 역성장은 4년만이다. 광고 경기 둔화가 영향을 미친 가운데, 지난해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사태’ 관련 손실이 반영됐다. 카카오는 올해 인공지능(AI), 콘텐츠 등 신사업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10일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조1071억원, 영업이익 58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영업이익이 역성장한 배경엔 ‘영업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카카오의 지난해 연간 영업비용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6조5267억원이다. 구체적으로 인건비는 19%, 매출연동비는 7%, 외주·인프라비와 상각비는 각가 25%, 59%씩 늘었다. 기타 비용도 전년 대비 84% 늘었다. 여기엔 지난해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피해보상액 400억원가량도 반영됐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거시경제 불황, 코로나19 엔데믹과 같은 대외적인 요인으로 핵심 사업 부문의 성장이 둔화됐고, 지난해 10월 발생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이용자를 포함한 카카오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많은 심려를 끼쳤다”며 “카카오 크루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노력과 이해로 비상 상황을 헤쳐나왔지만, 올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대내외적 어려움 속에 상반기까지 성장에 대한 부담 클 것”

홍 대표는 “대내외적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고, 최소한 상반기까진 성장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는 지난 10년간 압축 성장하는 동안 가려져 있던 문제들을 점검하면서 사업 구조부터 조직 문화, 경영 전반에서 내실을 다져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 / 사진 = 카카오
홍은택 카카오 대표 / 사진 = 카카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 개편 등 핵심사업을 강화해 수익 개선에 나서겠단 목표다.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관계의 중요도나 대화 빈도 등에 따라 재정비하거나, 오픈채팅을 별도 서비스로 분리하는 등 신규 서비스를 선보여 성장 돌파구를 찾겠단 것이다.

홍 대표는 “앞으로 카카오톡은 가족 관계와 직장 관계, 친구 관계, 관심사로 이어진 관계 안에서 이용자가 더욱 유연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발전할 것”이라며 “가나다 순으로 정렬된 친구 목록을 관계의 중요도나 대화 빈도에 따라 재정렬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멀티 프로필도 디지털 신분증과 연동해 신뢰가 요구되는 관계에서 쓰이도록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오픈채팅 탭을 현재의 채팅 탭에서 분리해 별도의 탭으로 신설할 계획이다. 별도 탭을 만들지, 기존 탭을 대체할지는 검토중으로 이달 결정할 예정이다. 

◇ 한국형 인공지능 서비스 ‘코GPT’ 연내 공개 

카카오는 ‘챗GPT’와 경쟁할 수 있는 한국형 특화 AI 모델인 ‘코GPT’를 활용한 서비스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홍 대표는 “글로벌 기업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기보다 카카오브레인이 가진 한국어 특화 AI 모델인 코GPT를 활용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버티컬 AI 서비스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챗GPT 같은 초거대 AI 모델의 등장은 카카오에 기회이자 위기가 될 것이다. 초거대 AI 모델이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의해 차별화하는 것이 아니라 모델의 크기가 품질을 좌우하고, 결과적으로 풍부한 자본과 기술력을 지닌 글로벌 기업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싸움”이라고 했다.

그는 “연내 AI 기반 버티컬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이며 비용 경쟁력 있게 AI 역량을 높여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SM엔터테인먼트 지분 투자 등을 기반으로 콘텐츠 영역에서 경쟁력 강화도 도모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지난 7일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05%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카카오와 SM은 장기간 사업 협력을 논의했고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포괄적 사업협력을 체결했다”며 “양사는 지식재산권(IP)과 콘텐츠의 기술적 역량을 강결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 글로벌 음원 유통 협업을 통해 IP 수익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아티스트 공동 기획을 통해 경쟁이 심화되는 글로벌 뮤직 시장에서 케이팝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팬플랫폼 내 IP 역량을 집중해 강력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IP 웹툰화 등을 진행할 것이다. 건립 중인 서울 아레나 활용에 대해 AI,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미래 신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이같은 사업 전략을 통해 올해 최소 전년 이상의 성장률 달성을 이뤄내겠단 목표다.

홍 대표는 “올해는 최소한 작년 이상의 성장률 달성을 내부 목표로 하고 있다”며 “상반기는 매크로 영향에 따른 광고주 수요 감소로 기존 광고상품 매출의 성장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1분기 비즈보드를 비롯해 주요 상품의 고도화 함께 톡채널 강화, 카카오톡 내 친구탭, 오픈채팅 탭 등 신규 광고지면 확대를 통해 하반기부터 성장률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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