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허가 추진은 외부 아웃소싱 검토 필요···경영진, 핵심 자원 배분과 시스템 이해 필수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제약사는 글자 그대로 환자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이에 당연히 의약품을 제조하는 생산 업무와 거래하는 의사나 약사에게 전달하는 영업 업무 중요성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보수적 경향이 강한 업계 풍토에서 제약사 경영진은 그동안 핵심 지원을 영업과 생산에 배분하고 그 외 업무 비중을 낮춘 경향이 있었다.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 의약품만 잘 만들고 의약사에 정보를 잘 전달, 처방이나 매출만 잘 나오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제약업계에 3조 클럽이나 2조 클럽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회사 자원이나 인력, 예산 등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매출을 최대한 늘리거나 이에 상응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제약사 경영진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제약사 경영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일부 아쉬움이 발생하는 부분도 파악된다.
대형 A제약사는 미국 FDA(식품의약국) 품목허가라는 중대 현안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 절차가 FDA 허가다. 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아는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는 인력은 본사 실무 부서라고 한다. 물론 본사 인력의 능력을 낮게 보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외부나 현지 전문가에게 아웃소싱을 준다면 더욱 효율적 진행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있다. FDA 허가가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수년간 지연되면서 아쉬움이 커지게 된다. 상대적으로 지난해 FDA 허가를 획득한 제약사가 허가 진행 과정에서 미국 현지 파트너사를 활용했다는 점은 시사점을 준다고 할 수 있다. FDA는 한국 보건복지부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니다. FDA에 맞는 허가 전략을 진작 체계적으로 세웠어야 한다는 기자 생각이다.
기자가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대관업무의 체계적 운영이다. 허가와 약가 업무 중요성은 제약사 경영인이 더 잘 아는 사안이다. 좋은 의약품을 만들었지만 제대로 된 약가를 받지 못하면 출시가 늦어지거나 아예 불가능해진 사례들은 그동안 적지 않았다. 대관업무 운영은 상위권 제약사에서는 여건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중소제약사에는 취약 분야로 꼽힌다.
홍보 역시 대관업무와 유사하다. 오히려 대관은 자사 품목 급여나 약가처럼 일부 성과가 구체적으로 나오는 반면 홍보는 불분명한 측면도 있어 사내에서 어필이 쉽지 않다. 이에 B제약사는 주목할만한 기업이다. 연례행사처럼 리베이트 문제가 거론됐으며 최근 3세 경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경영진은 홍보 업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홍보팀 인원을 늘리고 있어 의외라는 지적이다. 매출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내부적으로 업무가 산적한 상황을 경영진이 이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진 이해나 배려 없이 부서 인원을 늘리기 어렵다는 것은 상식이다. 다른 제약사 홍보팀이 볼 때 긍정적 시각이 가능한 부분이다.
이처럼 영업과 생산이 중요한 제약사 특성에도 다른 업무 특히 영업지원 부서에 대한 경영진 이해는 효율적 경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과거 주먹구구식으로 의약품을 만들고 영업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생각이다. 제약사 경영진은 젊어졌고 학력도 높아졌으며 해외유학파도 늘고 있다. 회사 핵심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능력과 시스템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제약사 경영진에게 필요한 덕목이라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