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당 공사비 742만원 수준, 공동사업시행 건설사업자 선정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중구 신당8구역이 포스코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 오티에르로 시공 브랜드를 결정하면서 업계의 관심은 신당9구역으로 쏠리고 있다. 신당8구역과 9구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슷한 시기에 시공사 선정 일정에 돌입했지만 9구역 사업권 향배는 아직 가려지지 않은 영향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당9구역 주택재개발조합은 다음달 13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두 번째 입찰을 마감한다. 신당9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중구 신당도 432-1008번지 일대 1만8651㎡에 건폐율 60% 이하, 용적률 182%를 적용해 총 315세대의 공동주택을 짓는 내용이다. 평당 공사비 입찰상한가는 743만원이다.
신당9구역은 시공사를 가려내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1차 현장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일정을 추진해왔다. 다만 위축된 시장 분위기와 사업자의 시행 방식 등을 이유로 단번에 시공사를 찾는 데에는 실패했다.
조합은 1차 입찰이 유찰된 당일 2차 공고를 다시 내고 설 직후인 지난달 말에는 두 번째 시공사 현장설명회를 여는 등 지체되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이번에는 HDC현대산업개발과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석하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건설사 가운데 눈길을 끄는 건 HDC현산이다. 사업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HDC현산은 신당9구역 1차 현장설명회에도 참석하는 등 1,2차 현장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낸 유일한 건설사로 수주 의지를 다지고 있어서다.
신당9구역은 미관지구로 묶여있기 때문에 고도제한이 있다. 지상 7층 이하, 28m 이하로 제한돼 있다보니 초고층 공동주택을 짓고 일반분양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불가하다. 조합은 고도제한의 한계를 한남더힐과 같은 형태의 저밀도 고급주거촌 형성으로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신당9구역 조합은 공사 도급계약으로 공사비만 주고 공사계약만 맺은 8구역과 달리,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를 선정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공동사업시행 방식은 조합이 시공사와 재개발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방식으로 조합은 토지 제공과 의사결정을 하고 시공사는 자금조달과 분양을 책임지게 된다. 단순한 도급공사 계약보다 시공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만큼 추후 분양수익도 조합과 시공사가 배분하게 된다.
HDC현산이 응찰해 시공권을 가져간다면 2021년과 지난해 거듭된 붕괴 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현산에게는 의미있는 사업장 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장은 서울에서도 유독 지대가 높고 지반이 화강암으로 구성돼 공사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게다가 위치는 서울의 중심부인 중구이기 때문에 사고 이후에도 서울의 심장에 깃발을 꽂고 분양에 나선다는 상징성을 챙길 수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경쟁입찰을 피하는 최근의 정비업계 분위기로는 수의계약으로 갈 수도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며 “HDC현산에게는 서울 중심부 고급 주거단지 형성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