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대 밑돌아···대규모 충당금 적립 때문
배당성향도 전년과 같은 26% 결정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KB금융지주가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결과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또 배당성향도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결정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KB금융은 지난해 거둔 당기순익(연결·지배지분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0.1% 소폭 늘어난 4조4133억원이라고 7일 발표했다. 4조7000억원대 순익을 올릴 것이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성적이다.
작년 4분기 순익이 385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40% 급감한 결과다. 보수적인 경기전망을 바탕으로 1조607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은 보유한 자산의 손실 규모를 예상하고 이를 미리 손실로 반영하는 것으로, 비용 항목이다. 영업 성적은 호조를 이어갔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합(3조9594억원)은 같은 기간 크게 늘었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 여신성장 및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 개선으로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라며 “또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의 결실로 그룹의 수수료이익은 2년 연속 3조원 이상을 거뒀다”라고 설명했다.
배당성향(당기순익에서 배당이 차지하는 비율)도 전년과 같은 26%로 결정했다. 당초 금융지주들이 배당성향을 높여 역대급 배당을 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다. 다만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한 점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이에 KB금융은 지난해 거둔 당기순익 가운데 총 33%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에게 돌려줬다.
KB금융은 주주환원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중장기 자본정책을 발표했다. 목표 보통주자본비율 수준을 13%로 정하고, 이를 넘는 자본은 주주에게 적극 환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자본건전성 관리와 주주환원 모두를 챙기겠다는 의미다. 또 금융의 사회적 역할과 주주 이익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계획도 정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발전시켜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며 “업계 선도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