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78조569억, 영업이익 3조9989억원···유가 상승·정제마진 개선 효과
배터리 흑자전환 실패, 영업손실 9912억원
수율 개선·기존 공장 생산 안정화 통한 수익성 개선 과제
SK온 상장은 아직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방안 마련"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작년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고유가와 석유 제품 수출 물량의 증가에 힘입어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배터리사업(SK온)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SK온 측은 수익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해 올해는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실적 이끈 석유 제품

SK이노베이션은 연결기준 작년 영업이익이 3조998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전년보다 129.6%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78조569억원으로 전년 대비 66.6%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역대 최대치다.

다만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19조1367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손실은 683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손실 반영과 정제마진 축소에 따라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는게 SK이노베이션 측 설명이다.

작년 한 해 실적은 석유 제품 수출이 이끌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 제품은 국가 주요 수출품목에서 반도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러·우 전쟁에 따른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며 수출 단가가 상승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영업적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유가 상승과 석유 제품 수요증가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 특히 석유 제품 수출물량의 대폭 증가로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대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사업별 연간 실적을 살펴보면 석유사업 매출 52조5817억원, 영업이익 3조3911억원을, 화학사업은 매출 11조269억원, 영업이익 1271억원을 달성했다. 윤활유사업 매출 4조9815억원, 영업이익 1조712억원, 석유개발사업은 매출 1조5264억원, 영업이익 6415억원을 기록했다.

◇SK온 "올해 흑자전환 목표"

흑자전환이 기대됐던 배터리사업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의 연간 실적은 매출 7조6177억원, 영업손실 9912억원이다. 신규 공장 비용 증가와 수율 개선 지체 등이 영향을 미쳤다.

SK온 측에 따르면 올해 해외 신규 공장의 생산량 증대를 통해 매출 성장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또 수율 개선 등 수익성을 개선해 흑자전환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2024년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내년 신설 공장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88기가와트시(GWh) 기존 공장 안정화와 기존 공장의 안정적 현금 흐름 창출로 내년 흑자 전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익 개선 시기에 대해서는 "손익 개선에 전사 역량을 결집해 실행력을 높이는 만큼 (올해)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 /사진=SK온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 /사진=SK온

통 큰 설비투자(CAPEX)도 단행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0조원의 설비투자 가운데 7조원을 배터리 설비에 집행한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올해는 기한 내 완공을 위한 본격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며 "총 10조원 투자 계획으로 배터리사업에서 신규 캐파 확보를 위해 7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수혜도 입을 전망이다. SK온 측은 수혜 규모가 올해부터 2025년까지 4조원에 달할 것으로 계산했다. 김 CFO는 "현재 짓고 있는 미국 배터리 공장 예상 판매량에서 셀에 35달러, 모듈에 45달러를 곱해서 나온 값"이라며 "추후 받게 되는 수혜는 세액 공제와 현금 옵션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판매량에 근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IRA 혜택을 OEM들과 공유하지 않겠다는 게 SK온 측 입장이다. 김 CFO는 "OEM과 (혜택) 공유가 의무사항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SK온은 연내 상장은 어렵다는 입장이다.김 CFO는 "SK온 연내 상장은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재투자를 고려하거나 특별배당 등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해 주주들 신뢰에 부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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