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아시아권 최대 규모 대구FC 최초 공개
자동화 물류 센터로 쿠팡 물류 노하우 모두 담겨

쿠팡 대구FC 전경. / 사진=쿠팡
쿠팡 대구FC 전경. / 사진=쿠팡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쿠팡이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물류를 보유한 대구 풀필먼트 센터(대구FC)를 첫 공개했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권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를 얻은 대구FC는 쿠팡이 그동안 쌓은 물류 노하우와 AI 기반 자동화 혁신기술이 모두 담겼다. 로봇과 사람이 한 조를 이뤄 쿠팡의 빠른 배송을 가능하게 했다.

7일 쿠팡은 지난해 3월 오픈한 대구FC 물류 현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대구FC는 상품 진열부터 집품, 포장과 분류까지 AI 자동화 기술을 이용해 상품을 관리한다. 수 천대의 로봇은 직원들의 업무를 도우며 국내 최대 규모의 엔드 투 엔드(End to end) 물류망 구축을 가능하게 했다. 이로써 경쟁사들의 ‘제조사→유통사→판매자→택배집하장→택배터미널→택배집하장→고객’ 7단계 구조를 쿠팡은 ‘제조사→쿠팡 물류센터→쿠팡 배송센터→고객’으로 축소시킬 수 있었다.

쿠팡은 지난 2014년 로켓배송(익일배송)을 출범한 이후 로켓프레시, 로켓직구, 로켓페이의 원터치 결제, 와우멤버십 등 쇼핑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쿠팡은 로켓배송 가능 지역인 일명 ‘쿠세권(쿠팡+역세권)’ 전국화를 목표로 물류자동화, AI로봇 등 물류 인프라 및 기술 혁신에 투자를 지속해왔다. 쿠팡이 로켓배송 물류망 구축에 사용한 금액만 약 6조2000억원으로, 현재 전국 30개 이상에서 100개 이상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게 됐다.

대구FC는 축구장 46개 크기에 연면적 33만㎡(약 10만평),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를 자랑한다. 기존 쿠팡 물류센터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쿠팡은 대구FC를 영남권을 비롯해 충청, 호남권을 잇는 전국 로켓배송의 핵심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자동 포장기기 소팅봇. / 사진=한다원 기자
자동 포장기기 소팅봇이 대구FC에서 이동하는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대구FC의 소팅봇. / 사진=한다원 기자
대구FC의 소팅봇. / 사진=한다원 기자

쿠팡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직접투자 금액의 절반 가량을 유치했으며 대구FC에만 32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며 “대구FC는 대구와 남부권을 아우르는 첨단 물류의 핵심으로, 전국 물류센터에 ‘혁신기술 DNA’를 전파하는 테스트베드이자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직접 둘러본 대구FC는 1·5·7층이다. 풀필먼트 센터는 납품업체에서 화물차 등을 이용해 상품을 납품하면 입고 처리 후 상품을 보관하고, 고객의 주문에 따라 상품을 집품, 포장해 전국 캠프로 배송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우선 대구FC 1층은 자동 포장기기인 ‘오토 배거(Auto Bagger)’를 활용해 상품을 포장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존의 포장작업은 테이프를 사용해 박스나 비닐봉투를 포장하는 작업이지만, 쿠팡은 상품에 붙은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해 배송정보에 따라 운송장이 자동 인쇄, 부착된다.

쿠팡은 1층에 소팅 봇(sorting bot)을 도입해 업무 시간을 대폭 단축시켰다. 기존에는 포장이 완료된 고객 상품을 작업자들이 일일이 운송장을 보고 수기로 분리하거나 컨베이어 타입의 분류기를 통해 분리했다. 이 경우 비닐봉투의 특성상 분류 에러가 많이 발생하지만, 소팅 봇은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해 작업자는 상품을 올리기만 하면 된다. 소팅 봇은 초당 2,5m로 이동하고, 최대 8㎏의 상품을 운송할 수 있다.

직원이 무인지게차에 바코드를 스캔하는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직원이 무인지게차에 바코드를 스캔하는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무인지게차가 물건을 나르는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무인지게차가 물건을 나르는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무인지게차가 있는 5층은 판매자로부터 대량으로 상품을 납품 받아 보관하다 다른 물류센터에 재고가 부족할 때 재고를 보충해주는 곳이다. 무인지게차는 기둥에 설치된 QR코드를 스캔해 지게차와 상품의 위치를 동시에 인지한다. 상품은 무인지게차로 이동돼 진열되고 보관되며 수십대 이상이 운영되고 있다.

또 7·9층은 바닥에 있는 바코드를 읽으며 선반을 옮기는 ‘피킹로봇(AGV·Automated Guided Vehicle)’이 도입됐다. AGV로봇은 상품을 진열하고, 동시에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집품하는 역할을 한다. 쿠팡 대구FC는 바닥의 QR코드로 로봇이 한 층을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모든 작업은 전산화로 되어있다. 대구FC에는 1000여대 이상의 규모로 AGV가 운영되고 있다.

피킹로봇은 바닥에 있는 바코드를 읽으며 물건을 옮긴다. / 사진=한다원 기자
피킹로봇은 바닥에 있는 바코드를 읽으며 물건을 옮긴다. / 사진=한다원 기자
피킹로봇이 물건을 나르는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피킹로봇이 물건을 나르는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피킹로봇이 물건을 나르는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피킹로봇이 물건을 나르는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특히 AGV로봇은 물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AGV로봇은 작업자가 상품을 찾아가는 방식에서 상품이 작업자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며 “평균 2분 만에 수백개 상품이 진열된 선반(최대 1000㎏)을 작업자에게 전달하게 되며, 주문량이 많은 공휴일을 포함해 1년 365일, 하루 24시간 가동되는데 로켓배송 고객 경험을 향상하는 자동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엔드 투 엔드’ 물류망을 구축한 쿠팡은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쿠팡 지역 물류센터는 고용격차를 줄이기 위해 여성과 중장년층을 적극 채용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쿠팡이 대구에서 새로 고용한 직원은 약 1600명이다.

아울러 쿠팡 대구FC는 앞으로도 자동화 물류 기술 도입을 늘릴 계획이다. 자동화 물류 기술이 도입되면 배송 물량도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는 “대구FC는 쿠팡의 최첨단 물류 투자를 상징하는 곳으로, 물류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직원들이 더 편하고 쉽게 일하는 근무환경을 조성했다”면서 “AI를 이용한 상품관리, 자동화 로봇 기술이 접목된 최첨단 물류 인프라 기반으로 꾸준한 고용 창출을 비롯해 지역 소상공인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