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 속출에 오아시스 IPO 흥행에 시선집중···올해 공모주 시장 변곡점
NH·한투증권 주당 3만6339원에 50억 사전투자···흥행시 이익, 부진시 손실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을 노리는 오아시스 기업공개(IPO) 일정을 앞두고 공모주 시장에 순풍이 불고 있다.
오아시스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탈 등 재무적투자자들은 투자금 회수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10월 당시 사전투자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오아시스 기업가치를 너무 높게 평가해 상장 강행시 손실 우려가 적지 않았는데 최근 같은 시장 분위기라면 수익실현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 ‘따상’ 속출 공모주시장···오아시스 IPO ‘순풍’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7~8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다음 14~15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 들어간다.
오아시스 희망공모가범위는 3만500∼3만9500원이고 공모주식수는 523만6000주다. 희망공모가범위 기준 공모금액은 1597억~2068억원, 예상시가총액은 9679억∼1조2535억원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이번 오아시스 IPO는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과 함께 올해 첫 IPO대어의 증시 입성 도전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당초 올해 들어 컬리와 케이뱅크, 골프존카운티 등 상장을 준비하던 IPO대어들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IPO시장에 불어닥친 혹한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는 지난 2021년 당시 흥행 열풍이 조금씩 재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19일 상장했던 한주라이트메탈과 티이엠씨가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한 데 이어 27일 상장한 미래반도체와 30일 상장한 오브젠이 따상에 성공했다. 이어 이달 3일 상장한 삼기이브이도 장초반 따상을 기록했다.
공모주 시장이 달궈지자 최근 IPO에 나선 기업들에는 수요예측과 공모청약 단계에서부터 돈이 몰리고 있다. 꿈비는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547.13대 1, 제이오는 352.61대 1, 샌즈랩은 1325.79대 1을 기록하며 모두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 최상단 혹은 상단을 초과한 금액으로 결정했다. 꿈비는 청약에서 2조2157억원의 증거금이 몰리며 경쟁률 1772.59대1을 기록했다.
다만 오아시스는 앞선 IPO기업들과 체급이 다르다는 점이 변수다. 오아시스 공모금액은 희망공모가기준 1597억~2068억원에 달하는 IPO 대어다.
반면 다른 IPO기업들의 경우 제이오가 520억원으로 가장 크고 티이엠씨(504억원), 샌즈랩(388억원), 미래반도체(216억원), 한주라이트메탈(202억원), 오브젠(140억원) 꿈비(90억원) 순이다. 공모금액이 오아시스 공모금액의 최대 3분의 1수준에 그친다. 이 때문에 오아시스 IPO 흥행 여부가 올해 공모주 시장의 주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업계는 바라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첫날 따상을 보인 종목이 4개 종목 중 2개 종목이나 나타나면서 시장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IPO시장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재무적투자자들 반색···‘막차’ 탄 NH·한투證도 이익낼까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EV/Sales) 방식을 이용해 기업가치를 측정했다. 비교회사로는 남미 이커머스기업 Mercadolibre, 동남아 이커머스기업 Sea, 우리나라 쿠팡, 미국 이커머스 기업 Etsy등을 선정했고 이를 통해 도출한 적정시가총액 1조6200억원(주당 5만1126원)에서 40.3%~22.7% 할인한 희망공모가범위(3만500∼3만9500원)를 제시했다.
오아시스가 공모가를 확정하고 상장에 성공하면 앞서 상장 전부터 투자했던 벤처캐피탈 등 재무적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아시스에 대해서는 2020년 4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전환사채(CB)를 인수하면서 투자를 시작했고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머스트벤처스, 펜타스톤-코너스톤 PEF, 유니슨캐피탈 등도 투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뒤늦게 투자하면서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투자했다는 평가를 받는 투자자들도 있다. 2021년 10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한국투자성장기업신기술사업투자조합1호)은 각각 50억원씩을 투자했는데 당시 오아시스 기업가치로는 1조100억원이 산정됐다. 홈앤쇼핑 역시 2022년 2월 100억원을 투자하면서 오아시스 기업가치를 1조200억원으로 평가했고 이랜드리테일도 지난해 6월 330억원 투자 당시 1조1000억원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 초기 투자자들은 오아시스 상장으로 적지 않은 차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환사채 행사 당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전환가액은 주당 6381원,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9116원에 불과하다. 이들은 수십~수백억원의 차익실현이 무난한 상황이다.
반면 후발주자들은 오아시스 공모가 및 상장 후 주가에 따라 이익을 낼 수도, 손실을 볼 수도 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오아시스 주식 13만7550주씩 보유하고 있는데 상장 후 1개월 동안 의무보유 후 매각이 가능하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주당 평균 3만6339원에 사들였다. 공모가가 희망공모가범위 하단인 3만500원으로 정해지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8억원가량을 손해보는 셈이고 상단인 3만9500원이면 4억원가량의 수익을 낼 수 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수익과 별개로 IPO주관사로서 총 공모금액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수료로 받고 1.0%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이를 계산하면 이들이 받는 수수료는 각각 15억9698만~31억233만원에 해당한다.
오아시스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 최대 요인은 컬리와 다르게 성장하는 흑자기업이라는 점이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 3118억원, 누적영업이익 77억원을 냈는데 각각 전년동기대비 20%, 78.4% 증가한 수치다. 오아시스는 3년간 연평균 46%에 달하는 매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최대주주인 지어소프트가 전체공모주식의 30%에 달하는 157만1000주를 구주매출하는 점에 대해 시장이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변수다. 앞서 삼기이브이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구주매출이 부정적 평가를 받았고 희망공모가범위(1만3800~1만6500원)을 밑도는 1만1000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됐다.
또 하나의 변수는 상장 후 유통물량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상장 후 오아시스 유통주식수는 1449만7148주로 발행주식총수 3173만3746주의 45.68%에 달한다. 통상 유통주식물량이 많으면 상장 직후 주가 급등을 기대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