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국민카드, 캐시백 혜택 일부 축소
6개월 이상 무이자 할부 자취 감춰
“올해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있어···부가서비스 축소 흐름 계속될 듯”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에 이어 캐시백 혜택도 대대적으로 줄여가고 있다.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자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는 ‘디마케팅(고객의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이 카드업계 전반에 확산되는 추세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카드는 최근 6개월간 신한카드 이용 이력이 없는 회원이 카드 사용을 재개할 경우 제공하던 캐시백 혜택 기준을 강화했다. 지난 1월까지는 10만원 이상 이용 시 캐시백을 제공했지만 2월부터는 12만원 이상으로 기준을 높였다.
신차 구매 시 제공하던 캐시백 혜택도 축소됐다. 신한카드는 현재 신차 구입 시 구매금액의 최대 0.8%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0월까지는 1.0%로 제공하던 캐시백 혜택을 0.2%포인트 줄인 것이다.
KB국민카드는 전월 대비 카드 이용금액이 더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매월 진행해온 캐시백 이벤트를 점차 축소하다가 지난해 말 들어서는 해당 이벤트를 중단했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해당 이벤트는 당초 추가 이용금액 10만원 이상 시 구간별 최대 20% 캐시백 혜택을 제공했으나 10월부터는 추가 이용금액이 50만원 이상인 고객을 중 추첨을 통해 캐시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혜택 대상을 대폭 줄였다. 11월까지 진행했던 해당 이벤트는 12월 들어 자취를 감췄다.
카드업계는 캐시백 혜택 축소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무이자 할부 기간을 대대적으로 단축한 바 있다. 그 결과 현재 주요 카드사들에서 6개월 이상의 단기 무이자 할부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지난해 11월부터 온라인 쇼핑, 손해보험, 아울렛, 백화점 등에서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한 데 이어 12월에는 KB국민·현대·롯데·우리카드 등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기간을 대폭 줄였다. 현재는 대부분의 카드사가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3개월 이내에서만 운용하고 있다.
카드업계가 무이자 할부 축소에 이어 캐시백 혜택 등 고객에게 제공하던 부가서비스를 전반적으로 축소하는 이유는 조달 비용 부담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 지속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전채 금리가 급등하자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 부담이 크게 가중됐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자체적인 수신 기능이 없는 탓에 카드론·현금서비스와 같은 대출 사업과 가맹점 대금 지급 등을 위한 운영자금의 상당 부분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때문에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최근 여전채 금리는 채권 시장 안정화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AA+ 등급 3년물 여전채 민평금리는 4.135%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중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여전채 금리는 6%대까지 치솟으며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떨어지는 추세다.
다만 여전채 금리 급등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해 초(2.420%)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당분간 부가서비스 축소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카드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채권시장의 불안정성이 줄어들면서 여전채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여전히 4%대로 높은 상황”이라며 “올해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카드사들의 부가서비스 축소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