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형토큰 발행 허가에 갤럭시아머니트리·에스엠 주가 ‘급등’
조현준, 효성그룹 내 갤럭시아그룹 지배주주···지난해 지분 늘려
갤럭시아에스엠도 지난해말 갤럭시아머니트리 지분매입해 평가차익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금융당국의 토큰증권(증권형토큰, ST·Security Token) 발행 허용이 가시화되면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개인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갤럭시아머니트리와 갤럭시아에스엠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갤럭시아에스엠과 갤럭시아머니트리 지분율을 직간접적으로 크게 늘렸다. 올해 들어 갤럭시아머니트리와 갤럭시아에스엠 주가가 급등하면서 조 회장은 단숨에 수백억원대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다.
◇ 갤럭시아머니트리·에스엠 주가 ‘숨고르기’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갤럭시아에스엠은 3595원에, 갤럭시아머니트리는 7410원에 장을 마쳤다. 각각 3.36%, 5.0% 하락했지만 최근 가파른 주가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에 가까웠다.
갤럭시아머니트리 주가는 올해 1월 3일부터 이날까지 총 22영업일 가운데 20영업일이 상승세였다. 1월 3일부터 31일까지 19영업일은 하루도 쉬지 않고 연속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그동안 주가는 종가기준 4095원에서 8110원로 올랐고 시가총액은 전날 3000억원을 웃돌기도 했다.
갤럭시아머니트리 모회사에 해당하는 갤럭시아에스엠 역시 지난 19일부터 전날까지 10영업일 연속 상승세였다. 1830원이었던 주가는 어느덧 두 배가 됐다.
갤럭시아머니트리와 갤럭시아에스엠 주가 급등세는 금융당국의 토큰증권 허용이 가시화되면서부터다.
토큰증권은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을 잘게 나눠 블록체인 기반으로 거래할 수 있게 만든 가상자산이다. ‘뮤직카우’, ‘카사’ 같은 조각투자가 대표적 서비스에 해당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9일 제6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토큰증권을 허용하는 안건을 통과시켰고 오는 6일에는 토큰증권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자회사 갤럭시아넥스트와 갤럭시아메타버스를 통해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비롯한 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향후 토큰증권 관련 기대를 받고 있다.
갤럭시아머니트리와 갤럭시아에스엠은 조현준 회장이 효성그룹 내 지주사 체제와 별도로 꾸려놓은 갤럭시아그룹 계열사들이다. 조 회장은 지분 80%를 가진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를 지배구조 정점으로 놓고 개인 지분과 함께 각 갤럭시아그룹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대부분 조 회장이 개인 명의로 인수한 계열사들이며 신규 먹거리 발굴 역할을 맡고 있다.
◇ 지난해 지분 확대···베팅 운도 따랐다
갤럭시아머니트리와 갤럭시아에스엠 주가 급등으로 조현준 회장은 적지 않은 평가차익을 거두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6월 29일부터 11월 15일까지 갤럭시아에스엠 주식을 꾸준히 장중 매수하면서 개인명의 지분을 7.07%(194만8138주)에서 11.35%(311만4411주)로 늘렸다.
조 회장이 갤럭시아에스엠 주식 매입은 지난 2015년 이후 7년만이었다. 조 회장은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를 통해 지난 2008년 갤럭시아에스엠은 지분 17.84%를 확보했고 이후에도 지분을 늘렸다. 2013년부터는 조 회장이 개인 명의로도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해 2015년 7.07%(194만8138주)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이후 갤럭시아에스엠은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적자에 시달렸고 매각설과 관련 조회공시가 그치지 않았다. 조 회장 역시 매각을 놓고 고민하다 2021년 8월 매각설을 최종 부인하는 공시를 내며 매각을 최종 철회했다. 이후 지난해 6월부터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개인명의로 지분을 꾸준히 사들였다.
조 회장이 지난해 개인명의로 사들인 갤럭시아에스엠 주식 116만6273주의 매입가는 1700~2100원 수준이다. 현 주가 기준으로 지난해 6월부터 매입한 주식에서만 20억원가량의 평가차익을 거둔 셈이다. 조 회장이 보유한 갤럭시아에스엠 전체 지분 평가액은 이날 종가기준 112억원이다.
조 회장은 갤럭시아머니트리 최대주주로서 1294만141주(지분율 32.98%)를 가지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갤럭시아머니트리 지분평가액은 959억원이다. 최근 주가급등으로 조 회장의 지분가치는 올해 들어 400억원이상 늘어난 상태다.
갤럭시아에스엠 역시 지난해말 매입한 갤럭시아머니트리 지분에서 적지 않은 평가차익을 거두고 있다. 갤럭시아에스엠은 현재 갤럭시아머니트리 2대 주주로서 12.35%(484만4961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은 지난해말 효성ITX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주당 4621원씩 총 250억원주고 사들인 것이다.
이는 2020년 12월 지주사 효성이 효성ITX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위반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진행했던 딜이다.
효성ITX는 갤럭시아머니트리 지분 16.68%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주사 규정상 2년 이내에 20%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거나 아니면 지분율을 5% 이하로 낮춰야했다. 효성ITX는 갤럭시아머니트리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하는 대신 지분 12.35%를 갤럭시아에스엠으로 넘겨서 지분율을 5% 이하로 낮추는 방법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반강제적으로 이뤄진 딜이었지만 갤럭시아에스엠이 주당 4621원씩 주고 매입한 484만4961주는 이날 주당 7410원이 됐다. 평가차익은 135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