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지난해 역대 최악 실적 예상···1~3Q 누적 손실만 604억원
한앤코와 공방 마무리 전망···B2B 확대해 남양유업 이미지 개선할 듯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한앤코)의 인수합병(M&A) 관련 항소심 선고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2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한앤코가 홍원식 회장 일가를 상대로 낸 주식양도소송 항소심 2차 변론기일이 열었다. 항소심은 15분만에 끝났으며 오는 9일 법원이 판결 선고를 내릴 계획이다. 법원은 당시 남양유업이 추가적으로 낸 증거를 기각하며 변론을 종결시켰다.

남양유업 실적 및 재무현황. / 자료=남양유업, 표=김은실 디자이너
남양유업 실적 및 재무현황. / 자료=남양유업,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에 일각에서는 한앤코 승소를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분위기다. 홍 회장이 사건을 대법원까지 끌고 가더라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역대 최악의 실적이 예상되는 남양유업은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것이 중요해졌다. 한앤코가 최종 승소할 경우 홍 회장은 자신과 가족들의 지분과 경영권을 한앤코에 넘겨주기로 한 SPA 계약을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남양유업의 실적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남양유업의 최근 4년간 매출 추이를 보면, 2018년 1조797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2020년 9489억원으로 1조원을 밑돌았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줄어 2020년에는 767억원의 손실을 냈다. 2021년에는 매출이 9561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2억원이나 늘었다.

지난해도 영업이익의 실적은 ‘역대 최악’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7226억원, 영업손실은 604억원에 달한다. 지난 2021년에도 이미 역대 최악의 실적을 냈지만, 남양유업의 악화된 기업 이미지는 물론 주력 사업인 우유 소비도 감소세이기 때문이다. 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숨은 남양유업 제품 찾기’를 공유하며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을 이어갔다.

이로써 한앤코가 남양유업을 품게 되면 남양유업을 리브랜딩하고 사업을 다각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남양유업은 매출 50%를 우유에서, 19.9%는 분유에서 거뒀다. 그러나 국내 우유 소비량이 줄면서 남양유업의 우유 매출은 2020년 5091억원, 2021년 4902억원까지 줄었고, 지난해 3분기에는 3611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분유 매출도 2011년 3026억원에서 2021년 1772억원으로 40% 넘게 줄었다.

다만 남양유업의 재무상황이 좋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남양유업 자산은 8968억원에 달한다. 현금성 자산만 1175억원이고, 부채는 1224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유통업계에서는 현재 남양유업 시가총액이 낮다는 점도 기업을 반등시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재 남양유업 시가총액은 3946억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유업계 1위 기업인 만큼, 리브랜딩만 잘 되면 실적 회복은 물론 기업 이미지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남양유업은 “유업계가 저출산 현상에 따른 분유 및 우유 시장의 지속적인 감소와 함께 원유가 인상, 고환율로 인한 에너지 비용 및 원부자재 비용 상승 등 전반적인 생산비 증가의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신성장동력으로 단백질 음료, 플랜트 밀크, 건기식 제품 출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7월 단백질 음료인 테이크핏 맥스, 밸런스, 같은해 9월에는 ‘아몬드데이’라는 플랜트 밀크를 선보였다. 남양유업에 따르면 후발주자로 선보였음에도 단백질 음료는 출시 5개월 만에 300만봉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와 함께 남양유업은 B2B 및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실제 한앤코는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을 보유하고 있어 B2B 위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학교 우유급식 납품, 카페 경로 우유 납품에 이어 파트너사의 제품 생산까지 기존 B2B 경로 확대를 통해 매출 증대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기존 자사가 보유한 브랜드들의 경쟁력 강화로 B2C 경로와 B2B, 수출 물량을 확대해 저출산 현상에 따른 시장 감소, 생산비 증가로 인한 시장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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