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태 전무, 타 제약사 개량신약 개발 시 허가·약가와 함께 특허 문제 해결 권유
14품목 개발, 흡입제 올해 내 허가 목표···3000억원 연매출 목표, 개량신약 60% 점유 추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신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 리스크가 적고 기간도 짧은 개량신약 개발을 적극 진행했다. 다른 제약사들이 개량신약 개발 시 참고할 사안은 허가와 약가 그리고 특허 문제 해결이다.”
정원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전무는 사내 글로벌연구개발본부를 이끌며 개량신약 연구개발을 진두지휘하는 제약업계 베테랑이다. 그는 개량신약 개발이 신약에 비해 장점이 많아 업계에서 시장이 계속 확장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음은 정 전무와 일문일답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개량신약 개발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량신약 정의와 개발 배경, 강점은 무엇인가?
개량신약이란 의약품 용법, 용량, 제형, 구조변경, 복합, 용도 등을 제제학적 연구를 통해 변경시켜 여러 강점을 가지도록 만든 약물을 지칭한다. 예를 들어 만성질환 치료제는 환자가 매일 복용해야 하는데 기억력 감퇴나 다른 사유로 투약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같은 사례에 대비해 복용 효과 시간을 늘려 환자 복용순응도를 높이는 등 강점에 초점을 맞춰 개량한 약물로 이해하면 쉽다. 환자들도 여러 사례가 있는데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경우 등 다양하다. 200mg을 투여해야 하는 의약품에 부작용이 있는데 100mg을 복용해도 동일 약효를 보이며 부작용을 줄이는 등 편의성을 높인 사례 등이 있다.
유나이티드제약이 개량신약 개발에 집중한 배경은 현실적으로 신약에 수천억원 자금과 10여년 기간을 투자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위험도가 크며 자금과 기간을 투자하는 신약에 비해 개량신약은 제품마다 다르긴 하지만 30-100억원 개발자금과 3-6년 가량 개발기간이 소요돼 상대적으로 개발이 용이하다. 특히 유나이티드제약은 원료물질을 합성하고 임상시험기관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비교적 초창기 개량신약 개발을 성공시키면서 회사는 연구개발을 지원했고 최고 수준 인력이 모이는 등 선순환한 측면이 있다. 회사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점도 중요하다. 아이디어를 내면 최종 결정까지 1주일을 넘기지 않는다.
-개량신약 개수와 매출 비중은 어느 정도이고 올해 매출 목표는?
현재 시장에 선보인 유나이티드제약 개량신약은 총 14개 품목이다. 서방정은 클란자CR과 실로스탄CR, 가스티인CR, 레보틱스CR, 유니그릴CR정이 있다. 복합개량신약으로 클라빅신듀오캡슐과 로민콤프시럽, 아트맥콤비젤연질캡슐, 라베듀오정 등이 출시됐다. 염 변경 품목에는 로자스크정이 있다. 제형 변경 제품에는 칼로민정과 글리세틸시럽, 오메틸큐티렛이 꼽힌다. 생체이용율 개선 품목에는 페노릭스EH정을 들 수 있다. 함량을 기준으로 하면 총 20여개 품목이 다. 새로운 복합제 4개, 용법과 용량 개선 품목 5개, 염변경 제품 1개, 재형변경 사례 3개 등이다. 당초 제네릭(복제약) 업체로 출발한 유나이티드제약은 개량신약 매출 비중이 54%에 달하는 제약사로 변모했다. 올해는 3000억원 매출이 목표이며 이중 개량신약은 60% 점유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개발 중인 개량신약은?
회사는 현재 개량신약 30여개 품목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여러 유형이 있는데 신제품도 있고 기존 개량신약을 개선한 제품도 있다. 이중 대표품목은 흡입제다. 흡입제란 천식이나 COPD(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호흡기 환자가 주로 사용하는 디바이스인데 60회 분량 약물이 들어있어 약 1개월 투여할 수 있는 제품이다.
흡입제는 대형 다국적 제약사만 생산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손꼽아 5개사 정도만 생산할 능력이 있어 진입 허들이 높은 제품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흡입제 제조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KGMP(한국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도 받아놓은 상태다. 흡입제 임상시험은 오는 3월 착수할 예정이며 가을 종료한 후 올해 말 허가 획득이 목표다.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해볼 만한 제품이다.
-비교적 단기간 블록버스터로 자리 잡은 ‘아트맥’은 어떤 품목인가?
지난 2021년 4월 출시된 ‘아트맥콤비젤’은 발매 당시 국내 최초 ‘오메가-3’와 ‘아토르바스타틴’ 복합제였다. 한국약제학회에서 성공사례로 발표할 정도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품목이다. 결국 2022년 매출이 300억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가 됐다.
고지혈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아토르바스타틴 성분에 오메가-3를 합쳐 중성지방 수치가 조절되지 않는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적합한 제품으로 개량한 것이다. 임상적으로는 고지혈증 환자 40% 정도가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다.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알약과 오메가-3는 합치기 어렵다. 이에 알약 속에 알약을 온전한 형태로 넣는 ‘콤비젤’ 기술을 적용했다. 자세히 보면 연질 캡슐 안에 알약인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치료제를 삽입한 제품이다.
-향후 개량신약 시장에 대한 전망은 무엇이며 다른 제약사가 개발 시 참고할 사안은 무엇인가?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을 희망하지만 하이리스크와 하이리턴이 예상된다. 반면 개량신약개발은 미디엄리스크와 미디엄리턴으로 요약된다. 개량신약은 건강보험 재정 절감과 해외 기술 수출에 유리하다. 짧은 시간 동안 개발이 가능하고 임상시험에서 충족되지 못한 임상적 요구를 만족시키는 장점이 있다. 수치로 표현은 어렵지만 개량신약 시장은 향후 무궁무진할 전망이다.
다른 제약사가 개량신약 개발 시 참고할 사안은 특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물질특허를 누가 소유하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개량신약 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핵심 사안이다. 또한 허가를 위한 근거 자료 예측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