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능력 놓고 대체로 긍정적···지배구조 변수 영향 가능성 제기
구현모 KT 대표 연임 여부가 핵심 변수로 작용 관측
국민연금·참여연대 등 구현모 대표 연임 반대 지속
"BC카드 사장에 외부출신 선임···최측근으로 손꼽힌 만큼 서로 연임 여부 결부될 것"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원석 BC카드 사장 연임 여부를 놓고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영 능력을 두고 나쁘지 않은 평가가 나오는 만큼 그 동안 연임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분위기가 짙었지만 최근 지배구조 변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모회사인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 여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구 대표가 최 시장을 직접 영입했다는 점에서 구 대표 연임 성공 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나 최근 국민연금이 구 대표의 연임에 제동을 건 만큼 업무를 이어갈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유보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 사장의 임기는 오는 3월에 종료된다. 최 사장은 BC카드의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동안 BC카드는 중소 카드사에 결제망을 제공하는데 주요 고객사들이 자체 결제망을 구축하면서 사업 다각화가 주요 과제로 꼽혔다. 최 사장은 금융데이터 융합 전문가로 역량을 발휘하며 BC카드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다방면에 걸쳐 변화를 모색했다.

최 사장 임기 기간 BC카드는 베트남의 '와이어카드 베트남' 지분을 100% 인수하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결제사업 해외 협력사로 단독 선정됐다. 금융위원회로부터 개인사업자 신용정보평가업 본허가도 획득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카드 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 등에서 얻는 매입업무수익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81.9%로 전년 말(88.1%) 대비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매입업무에 대한 수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기존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 체질 전환을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순이익 증가 등 많은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BC카드의 수익구조 비중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업황 악화를 극복하고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해 자체 카드도 출시했다. 2020년 블랙핑크 카드를 시작으로 로스트아크 카드, 케이뱅크 SIMPLE 카드, 그린카드, 시발(始發)카드 등 상품들을 연이어 출시하며 조금씩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갔다. 지난해 3분기 비씨카드의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9367억원으로 전년 동기(6056억원) 대비 54.7% 증가했다.

경쟁 카드사들과 달리 자체 카드를 발행하지 않고 다른 금융사에 결제망을 빌려주는 대행 업무로 수익을 거둬 오던 BC카드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스스로 고객을 확보해야만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으로 연계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처럼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내면서 당초 업계에서는 최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BC카드 대주주인 KT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최 사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구 대표의 거취가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 대표의 연임 도전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KT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구 대표 연임에 대한 반대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냈고 최종 선임 결정은 3월 주주총회로 미뤄진 상태다. 최근에는 여당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도 구 회장의 연임에 문제를 제기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최 사장은 구 대표가 외부에서 직접 영입한 인물인만큼 업계에서는 구 회장이 연임에 실패할 경우 최 사장의 거취 역시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취임 때부터 현재까지 BC카드의 금융플랫폼 전환작업을 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구 사장 거취에 따라 입지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 사장은 원래 카드사 출신이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구 대표가 BC카드 체질 전환에 힘을 싣기 위해 외부인사인 최 사장을 영입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구 대표의 최측근으로 손꼽힌 만큼 서로의 연임 여부가 결부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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