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아 친환경차 비중 32.2%···현대차 22.9%보다 9.3%p 높아
기아, 하이브리드 모델 선전···쏘렌토 하이브리드 5만대 가까이 판매
올해는 그랜저·코나·싼타페 친환경 모델 판매로 현대차 반격 예상돼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지난해 내수에서 현대자동차와 판매격차를 좁힌 기아가 친환경차 판매 부문에서도 선전하며 주목받고 있다. 올해는 현대차의 반격이 예상되나, 기아의 전기차 라인업 확장이 현대차보다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으론 기아의 선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기아에 따르면 지난해 친환경 부문에서 총 17만4678대를 판매했다. 전체 내수 판매량 54만1068대의 32.2%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59.2% 증가했다.

지난해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견인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총 4만9411대가 판매되며 전체 쏘렌토 판매량의 71.7%를 차지했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성장도 돋보였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2만1541대가 판매되며 전년대비 판매량이 184.3% 증가했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재작년 7월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된 이후 인기를 끌고 있다.

전기차 EV6 판매량도 친환경차 판매에 기여했다. EV6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며 2만4852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EV6는 재작년 8월에 출시됐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 친환경차 판매비중. 제네시스 판매량은 제외됐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 친환경차 판매비중. 제네시스 판매량은 제외됐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현대차는 지난해 12만7192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전체 판매량 55만3839대의 22.9% 비중이다. 제네시스 판매량은 제외됐다.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량(17만4678대) 및 전년대비 증가율(59.2%)에 비해 모두 뒤처졌다.

현대차 친환경차의 저조한 성장과 관련해선 하이브리드차의 부진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지난해 하이브리드 판매량(5만7992대)은 전년 대비 15.3% 감소했다.

현대차 하이브리드 판매량 감소엔 볼륨모델인 그랜저 판매량 감소가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그랜저는 지난해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판매가 감소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2만274대 판매되며 전년 2만6977대 대비 판매량이 24.8% 감소했다. 전체 하이브리드 판매량 감소분 1만494대의 63.8%가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 감소에서 비롯됐다.

전기차 부문에선 비교적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아이오닉5는 지난해 2만7399대가 판매됐다. 하반기 출시된 아이오닉6는 총 1만1289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관련해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내수 판매 격차가 줄어든 상황에서, 기아가 질적으로도 높은 성장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현대차 내수 판매량(55만3839대)과 기아 내수 판매량(54만1068대)은 1만2771대에 불과하다. 현대차의 버스·트럭 판매량(2만8706대)을 제외하면 외려 기아의 판매량이 더 높다. ‘형보다 나은 아우’라는 수식어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는 현대차의 반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코나·싼타페 완전변경 모델의 흥행으로 각각의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 또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아는 전기차 EV9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에 비해 물량 공급에 한계가 있는 만큼 현대차의 약진이 눈에 띌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선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 우위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기아는 지난해 2027년까지 총 14종의 전기차 라인을 갖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17종의 전기차 라인을 확보할 계획인데, 이 중 6종은 제네시스로부터 비롯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출시하는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 구성할 방침이며, 2030년부터는 전기차만 판매할 계획이다. 제네시스가 전동화 선봉장에 나서는 만큼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친환경차 판매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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