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센티스 시밀러 아멜리부주 오늘 출시···안과 영업 노하우와 낮은 약가, 미국 진출 등 장점
안구건조증약 레바케이도 1분기 내 출시 전망···항궤양제서 점안제로 개발 제품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지난해 1800억원에 육박한 매출을 올린 삼일제약이 올해 2000억원 돌파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삼일제약이 출시했거나 준비 중인 신제품이 종근당이나 국제약품 등 다른 제약사들과 경쟁이 예상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일제약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잠정 매출이 1797억원, 영업이익이 4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최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33.8%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105.9% 늘었다. 삼일제약에 따르면 주요 품목인 소화기관 약 ‘포리부틴’과 간경변 저알부민 혈증 개선제 ‘리박트’, 녹내장 안약 ‘모노프로스트점안액’ 등 성장과 ETC(전문의약품) 사업부, 안과사업부, CNS(중추신경계) 사업부에서 고른 매출 성장을 보였다.
이같은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삼일제약은 올해 주력제품 외 신제품을 출시하며 매출 2000억원 안팎의 실적이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판매 실적은 삼일제약 전체 매출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라며 “특히 안과시장 점유율이 높은 삼일제약이 올해 안과 제품으로 승부한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삼일제약이 25일 출시한 황반변성 치료제 ‘아멜리부주(성분명 라니비주맙)’는 노바티스의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복제약) 품목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임상시험을 진행한 이 제품은 혈관내피생성인자(VEGF)-A에 결합,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것을 기전으로 하는 신생혈관성(습성)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따른 시력 손상 치료에 효능효과를 가진 안과질환 치료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9개국, 705명의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아멜리부주 임상 3상을 진행했다. 1차 유효성 평가 지표로 의약품 처방 후 8주간 최대 교정시력과 4주간 황반 중심부 두께 변화를 측정했고 두 가지 모두 사전 수립한 동등성 범위를 충족했다. 향후 아멜리부주 영업과 유통을 단독 진행하는 삼일제약 강점은 기존 안과시장에서 구축한 영업 노하우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아멜리부주 출시를 통해 안과질환 치료에 필요한 모든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라며 “전국 1800여개 안과 병의원에 영업사원 방문율이 99%에 달하며 안과 특성에 맞는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지널 품목인 루센티스 보험약가 82만636원에 비해 아멜리부주 약가는 46만3773원으로 43% 낮게 등재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환자들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건강보험 재정에 기여하는 효과가 예상된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지난해 6월 아멜리부주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사실도 장점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바이오젠’이 ‘바이우비즈’라는 제품명으로 아멜리부주를 판매한다. 지난해 출시 후 9월까지 매출은 120만 달러 규모다.
반면 종근당이 지난 13일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를 출시, 활발하게 영업을 진행 중인 점은 삼일제약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루센비에스는 가격경쟁력도 보유했다는 평가다. 약가가 30만원으로 루센티스는 물론 아멜리부주에 비해서도 낮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영업력이 강한 종근당은 안과사업부를 보유하는 등 안과 제품에도 공을 들여왔다”라며 “삼일제약도 안과 품목은 다른 제약사에 양보할 수 없다는 자세로 나서고 있어 아멜리부주와 루센비에스 경쟁을 지켜보는 눈이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루센티스는 2021년 기준 국내 매출이 350억원대를 기록했다”며 “삼일제약은 미국과 유럽에 허가를 받은 아멜리부주가 대규모 글로벌 임상을 통해 데이터를 보유한 점을 영업에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일제약이 아멜리부주에 이어 올해 영업에 주력할 품목은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바미피드’ 제제 ‘레바케이’로 분석된다. 레바미피드 제제는 위장관에 작용해 점악을 보호, 위장 자극물질로부터 위를 보호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에 국내에서는 위궤양이나 위염 치료제로 허가돼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작용기전이 눈에도 적용돼 눈의 술잔 세포 밀도의 증가 작용, 눈의 점액 및 누액 증가 작용을 하는 약리기전이 밝혀지면서 삼일제약을 포함한 일부 제약사가 관련 환자 점안제로 개발을 진행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안구건조증 치료에 사용되는 점안액은 그동안 히알루론산과 디쿠아포솔나트륨 성분 등이 주로 사용됐다”며 “여기에 레바미피드 성분 점안액이 추가되며 안구건조증 치료제 옵션이 새롭게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삼일제약과 국제약품이 지난해 6월 공동으로 성인 안구건조증 환자의 각결막 상피 장애 개선을 적응증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후 현재 삼일은 레바케이 약가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이르면 1분기 내 출시도 가능할 전망이다. 국제약품도 동일성분 제제 ‘레바아이점안액2%’를 조만간 출시 예정이어서 경쟁이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레바미피드 성분 항궤양제 시장은 연간 1300억원대로 추산된다”며 “하지만 안구건조증 치료제로서 레바미피드 제제 매출은 삼일제약이 첫 사례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시장 규모 전망이 쉽지 않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결국 삼일제약이 지난해 급성장에 이어 올해도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 품목 외에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여야 할 상황이다. 신제품이 안과 품목이란 점은 삼일제약에 유리하지만 영업력이 강한 종근당, 역시 안과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국제약품과 경쟁은 올 매출에 큰 영향을 줄 사안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은 의사와 환자 모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데 아멜리부주와 레바케이가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삼일제약은 상반기 영업력을 두 품목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