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주 보호예수 30일 해제···직원 1인당 1.6억원 차익실현 가능
LG엔솔·현대중공업 우리사주 성공···최대주주 절대적 지분율이 주가 지탱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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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상장 1년을 앞두고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기대에 부풀어 있다. 상장 1년 후부터는 상장 당시 배정받은 우리사주를 매각할 수 있는데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공모가보다 월등히 높아 쏠쏠한 차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처럼 우리사주가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처럼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우리사주로 이익을 냈지만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 우리사주는 직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중공업 우리사주가 수익을 안겨주고 카카오뱅크 우리사주 등이 손실을 낸 차이점을 놓고 주주구성이 근본적 원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중공업은 물적분할 후 상장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공모가 부풀리기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최대주주의 절대적 지분율 덕분에 유통주식물량이 적어 상장 후에도 주가가 꾸준히 유지됐다.

반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은 상장 전부터 외부투자를 대거 유치하면서 상장 당시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그치질 않았고 상장 후 기존주주들이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지분을 대거 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 LG엔솔 우리사주, 1인당 차익은 얼마?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7일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우리사주조합 주식은 30일부터 거래가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당시 전체공모주식 4250만주 가운데 19.2%에 해당하는 815만4518주를 우리사주에 배정했다. 공모가 30만원 기준 2조4463억5540만원에 해당하는 물량이었다. 이후 퇴사자 물량이 빠지고 우리사주 주식수는 지난해 9월말 기준 792만4939주(지분율 3.39%)가 남아있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이날 기준 48만4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상장 당시 직원 1인당 평균 885주씩 우리사주를 신청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직원 1인당 평균 차익은 약 1억6000만원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 우리사주는 2021년 9월 17일 상장해 지난해 9월 19일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해제된 현대중공업처럼 직원들에게 우리사주로 수익을 안겨준 사례다.

현대중공업은 상장 당시 공모가가 6만원이었고 전체 공모주식 1800만주 가운데 우리사주에 349만1997주(19.4%)를 배정했다. 지난해 9월 우리사주 보호예수 해제 전 영업일인 16일 현대중공업 주가는 12만원으로 공모가의 두 배에 달했다. 다만 현대중공업 직원수가 1만2608명으로 많았기에 1인당 평균 277주밖에 배정되지 못했다. 이를 기준으로 추산한 1인당 평균 차익은 1662만원 가량이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중공업 우리사주와 달리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우리사주는 직원들에게 악몽이 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8월 6일 공모가 3만9000원으로 상장했는데 당시 전체 공모주식 6545만주의 19.5%에 해당하는 1274만3642주를 우리사주에 배정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주가는 상장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고 지난해 5월 중순부터는 공모가 이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우리사주 보호예수 마지막날인 지난해 8월 5일에는 3만2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풀렸지만 이미 손실구간이었던 것이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이후에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2만8150원에 장을 마쳤다.

카카오페이 역시 비슷하다. 카카오페이는 2021년 11월 3일 공모가 9만원에 상장했고 전체 공모주식수 1700만주 가운데 20%인 340만주를 우리사주에 배정했다. 카카오페이 정직원 831명 역시 대부분 우리사주를 신청했다. 단순계산으로는 1인당 4091주, 3억6823만원씩 배정받았다.

하지만 카카오페이 주가는 상장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고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끝난 지난해 11월 3일 주가는 3만7750원이었다. 이후 카카오페이 주가는 반등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날 6만6700원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여전히 공모가와는 격차가 적지 않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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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엇갈리는 우리사주 명암···차이는 ‘주주구성’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중공업 우리사주가 직원들에게 수익을 안겨주고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우리사주가 직원들에게 손실을 안겨준 차이점을 놓고 일각에서는 주주구성이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중공업은 모두 상장 당시 최대주주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회사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 사업부가 물적분할을 했고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옛 현대중공업을 물적분할해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비상장자회사인 현대중공업 등으로 나누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중공업 모두 물적분할 후 상장이라는 비판을 의식해 상장 당시 공모규모를 최소화했다. 상장 이후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80%에 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이후 최대주주인 LG화학 지분율이 81.84%(1억9150주)에 달한다. 우리사주 보호예수 해제 전인 지난해 9월말 기준 2대 주주는 국민연금으로 지분 5.01%(1172만4100주)를 가지고 있고 퇴사자물량이 빠진 우리사주는 3.39%(792만4939주)가 남아있다. 나머지 주주들의 지분은 9.76%에 그친다.

현대중공업 역시 우리사주 보호예수 상장 전인 지난해 6월말 기준 최대주주인 한국조선해양의 지분율이 78.02%(6926만4116주)에 달했다. 국민연금 지분율은 6.64%(589만3241주), 우리사주 지분율은 3.68%(326만7702주)였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의 지분율은 11.66%에 그쳤다.

최대주주가 절대적 지분율을 가지고 있고 유통주식물량이 적었기에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중공업 주가는 상장 이후 1년이 지나도록 탄탄한 흐름을 보일 수 있었다.

반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상장 전부터 다양한 투자자들을 유치하면서 주주구성이 복잡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모두 기존 주주들이 상장시 몸값을 최대한 높여 받기를 원했기에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였다.

여기에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기존 주주들이 상장 후 지분 매각을 통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기존 주주였던 넷마블이 상장 직후부터 보유주식 1523만9183주(3.21%) 가운데 600만주를 매각하면서 발목을 잡았다. 넷마블은 2021년 12월 보유하고 있던 잔여물량(761만9592주)도 마저 처분했다.

우정사업본부 역시 2021년 9월 2일 개장 전 카카오뱅크 지분 2.9%(1368만383주)를 블록딜로 처분하면서 주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8월 카카오뱅크 주식 약 3800만주 중 1476만주를 8% 할인율은 적용한 2만8704원에 블록딜하면서 주가 반등의 기력을 빼앗았다.

카카오페이 역시 2대 주주였던 알리페이가 지난해 6월 보호예수가 풀린 물량 5101만5205주 가운데 500만주를 블록딜로 매각하면서 오버행 이슈를 재점화시켰고 카카오페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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