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기준금리 인상에도
연초 대비 1% 포인트 급락
3%대 예금금리 하락세도 이어질 듯

은행권 대출 금리가 2주일 새 1% 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사진은 17일 서울 시내 은행에 대출금리 안내문 모습 / 사진=연합뉴스
은행권 대출 금리가 2주일 새 1% 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사진은 17일 서울 시내 은행에 대출금리 안내문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연초 8%대를 넘어섰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이번 주 6%대 후반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2주 사이 1% 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6%대 최고 금리는 지난해 10월 말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시장금리 하락과 금융당국과 여론의 압박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잇따라 내리는 모양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4.60~7.14% 수준이다. 2주 전 연 5.08~8.11%와 비교하면 상단과 하단이 각각 0.96%, 0.48% 포인트 내렸다. 금리 상승기 이자장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은행들에 대한 성과급 잔치 비판이 이어지고 금융당국도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자 줄줄이 금리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은행이 내린 변동형 대출금리가 반영되는 25일 이후 상단 금리는 다시 6%대로 내려갈 전망이다.

시장금리 하락세도 대출금리가 조정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변동금리 기준인 신규 코픽스는 4.29%로 11월(4.34%)보다 0.05% 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월 이후 광폭 상승을 이어왔으나 11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은행 예적금 등 수신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은행채 5년물이 기준인 고정금리(혼합형) 주담대와 은행채 1년물을 준거금리로 삼는 신용대출 금리도 하락세다.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연 4.36∼6.85%)와 신용대출 금리(연 5.46∼6.49%)도 2주 사이 상단이 0.4% 포인트 안팎 떨어졌다. 업계에선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추가 인상했지만 금리 정점론 확산과 긴축 완화 기대감에 시장금리가 계속 내려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의 대출금리 하락세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우대금리 조정 등을 통해 대출금리를 더 낮출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25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30% 포인트 인하한다. KB국민은행 역시 26일부터 두 대출의 금리를 1.30% 포인트 내린다. 현재 4대 은행 가운데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만 7%를 넘는데(각 7.148%, 7.130%), 이번 주 중 금리 조정이 실행되면 4대 은행에서 모두 7%대 대출 금리가 사라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달 초 우리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가 8%를 돌파하면서 약 14년 만에 8%대 대출금리 시대가 열렸다”며 “하지만 불과 보름여 만에 상단이 작년 10월 말 수준인 6%대로 빠르게 뒷걸음치는 셈이다”고 말했다.

예금금리 내림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대표상품 금리는 연 3.67~3.95%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5%를 넘기도 했으나 두 달 사이 4~5%대 금리가 자취를 감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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