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수젯, 아모잘탄, 에소메졸 호조 지속 주목···증권가 “북경한미, 1분기부터 코로나 벗어나”
후계구도 미확정은 불안 요소, 일각은 오너리스크 우려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한미약품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매출 증대를 이뤄 1조4000억원대를 달성할 지 주목된다. 매출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로수젯’ 등 ‘빅3’ 품목과 북경한미약품 매출, 경영권 향배 등이 꼽힌다.    

19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미약품 매출은 3500억원대로 추산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북경한미약품 매출이 일부 부진하며 당초 예상에 못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지난해 3분기 누적 9804억원에 추정치를 합하면 한미약품 지난해 매출은 1조3300억원대로 예상된다. 올해 매출은 현재로선 1조4000억원대가 전망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성장률이 15.0%인 점을 감안, 일각에서는 최대치를 1조5000억원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단순하게 지난해 성장률과 그동안 실적을 토대로 한 전망보다는 객관적 시각으로 예상해야 한다”며 “회사 내부적으로 매출목표가 있겠지만 현재로선 1조4000억원대 후반이 합리적 전망치”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올해 매출과 관련된 변수는 적지 않다. 이중 비중이 높은 빅3 품목과 북경한미약품 매출, 경영권 향배 등이 직접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우선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2개 성분으로 구성된 고지혈증 복합제 ‘로수젯’은 시장 선점 효과와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호조로 성장세가 두드러진 품목이다. 2015년 말 출시된 로수젯은 지난해 1200억원대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성장률은 17%대로 파악된다. 지난 2020년부터 3년 연속 1000억원을 넘어선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고혈압복합제 ‘아모잘탄’은 지난해 840억원대 처방실적을 보였다. 아모잘탄패밀리 제품 중 ‘아모잘탄엑스큐’ 매출이 급증, 눈길을 끈다. 지난해 원외처방 실적은 63억원으로 성장률은 170%대다. 아모잘탄엑스큐는 아모잘탄에 로수바스타틴,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품목이다.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 항궤양제 시장에서 한미약품 ‘에소메졸’은 2021년과 2022년 1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시장에서 매출 증대가 예상되는 제품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처방시장에서 탄탄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한미약품의 빅3 포함 전문의약품은 올해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단 PPI 시장에서 PPI 제제에 제산제를 합친 복합제 등 여러 경쟁품목이 쏟아지고 있어 에소메졸이 1위를 고수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북경한미약품은 한미약품 전체 매출을 좌우할 정도 비중을 갖고 있다. 지난 1996년 설립된 북경한미약품이 지난해 3분기만 930억원 매출을 올리며 한미약품 호실적을 견인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는 당초 매출 예상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내 코로나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감기약 판매가 일정 부분 늘었다”라며 “하지만 코로나 확산에 따른 락다운 여파로 북경한미약품 영업 활동이 제한되며 매출에 직접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경한미약품은 1분기부터 코로나 여파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중국 내 의약품 생산과 영업활동이 정상화되면서 감기약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북경한미약품의 대표 감기약은 어린이 기침 가래약 ‘이탄징’과 기화제 형태 기침가래약 ‘이안핑’이다. 이중 이탄징은 연매출 1000억원대 블록버스터 품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향후 코로나 확산 여부는 전문가도 예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의 코로나 봉쇄 정책이 최근 일부 해제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일부 경영진 개편 이후 한미약품 후계구도가 확정되지 않아 세간 관심이 오너 2세 3남매에 집중되는 현상은 회사측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시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임주현 사장에게 다수 부서 지휘권이 부여됐지만 향후 상황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업계 지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너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어 향후 한미약품 경영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결국 한미약품이 지난해 수준의 매출 성장을 올해 달성하기 위해선 빅3 품목과 북경한미약품 매출, 경영권 등 변수가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한미약품이 창립 50주년을 맞는 해”라며 “코로나 같은 외부 변수는 어쩔 수 없지만 내부 변수로 경영이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매출 증대에만 주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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