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면접 진행 후 단독 추천···3월 주총 승인 거쳐 회장 취임
"디지털 중심 금융산업 패러다임 변화 주도 경력 높게 평가"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된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 사진=BNK금융지주 제공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에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이 내정됐다. 빈 전 행장은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 승인을 거쳐 신임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임기는 오는 2026년까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김지완 회장 사퇴로 공석이 된 최고경영자에 빈 전 은행장을 단독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전부터 임추위는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 빈대인 전 BNK부산은행장, 안감찬 BNK부산은행장 등 2차 후보자(숏리스트) 3명의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상대로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앞서 BNK금융지주 회장직은 김지완 전 회장이 불명예 퇴진한 이후 두 달여 간 공석으로 남아 있었다. 김 전 회장은 아들이 다니는 회사를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정치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고 결국 지난해 11월 7일 사임했다. 임기 만료를 불과 5개월여 앞둔 시점이었다.

김 회장 퇴직 직후 BNK금융은 정성재 전무를 일시 대표이사로 선정하고 경영 승계 작업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달 말 1차 후보군을 확정한 뒤 경영계획 발표와 면접, 외부평판 조회 등을 검토했다. 이를 토대로 임추위는 지난 12일 빈 내정자를 비롯해 안 현 행장과 김 부회장 등 3명을 CEO 2차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강조한 파벌과 도덕성이 핵심변수로 부상하면서 무엇보다 논란을 최소화하는 안전한 선택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다. 임추위 측은 빈 내정자가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축적된 금융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점, 지역은행 최초의 모바일 뱅크 출시, 온·오프라인을 융합하는 옴니채널 구축과 창구업무 페이퍼리스 추진 등 디지털 중심의 금융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대응을 주도한 경력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지역과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와 조직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조직의 조기 안정화를 통해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그룹의 발전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

내부 출신인 빈 내정자는 1960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부산 동래원예고, 경성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부산은행 입행한 그는 또래보다 입사 시기는 늦은 편이었지만 빠르게 승진하며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쳤다. 2006년 행장 비서팀장, 2009년 인사부장, 2013년 경남영업본부장(부행장보)을 역임했고 2015년 미래채널본부 부행장으로 승진하며 핵심 사업을 책임졌다. 2017년부터는 4년간 부산은행장(직무대행 포함)을 지냈다. 특히 지난 2017년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될 당시 행장 직무대행을 맡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빈 내정자는 성격이 꼼꼼해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부산은행장 재임 시절 금융 디지털 혁신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지역 금융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에 기민하게 반응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전국구 은행화를 노리는 등 재임 시절 적극적인 경영을 펼쳐 두각을 나타냈다. 지방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출시한 모바일 전문은행 썸뱅크가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번 임추위 과정에서도 빈 내정자는 미래에 대비해 차별화된 디지털 전략으로 그룹을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추위 심층 면접을 앞두고 세부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디지털금융과 글로벌 금융에서 경영 능력을 발휘한 경험으로 BNK금융의 발전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추위 관계자는 "경영승계 절차 개시를 결정한 이후 임추위를 5회 추가로 개최해 서류심사 평가와 프리젠테이션 및 면접 평가, 심층 면접의 과정을 통해 경영성과와 역량, 자격요건 적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했다"며 "외부 자문기관의 평판 조회 결과까지 고려해 빈 후보자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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