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발표···1분기, 2002년 집계 이래 최악 예상
백화점·편의점 등 부진, 대형마트는 선방 전망···비용절감 주요 과제

9일 서울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9일 서울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새해에도 소비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소매유통업체가 올해 1분기(1~3월) 경기 전망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유행 당시보다 더 어둡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전국 7대도시 내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64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대한상의가 처음 조사를 시작한 2002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 1분기(79)와 코로나19 여파로 바닥을 쳤던 2020년 2분기(6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RBSI는 지난해 2분기 99에서 3분기 84로 떨어진 데 이어 4분기 73, 올해 1분기 64로 하락하며 3분기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RBSI가 100이하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모든 업태가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다만, 대형마트는 83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과 온라인 배송 허용 등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 상승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주력 품목인 식품이 필수재인 점과 설 명절 특수 등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백화점은 71을 기록하며 경기 기대감을 낮췄다. 자산 가치 하락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고소득 이용객이 많은 백화점 특성상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가격 경쟁력이 강한 편의점도 58로 낮은 전망치를 보였다.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온라인 쇼핑(65)도 경기 침체의 여파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다. 코로나 시기 높은 상승세에 따른 역기저효과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매출 하락에 대한 우려를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슈퍼마켓(49)도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치이며 매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소매유통업계는 새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전략으로 비용 절감(48.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온라인 강화(32%), 프로모션 강화(25.6%), 점포 리뉴얼(19.2%), 상품개발(18.4%) 순이었다. 최근 경영 애로요인으로는 소비 위축(34.6%), 비용 상승(25.2%), 소비자물가 상승 (11.8%), 상품매입원가 상승(10.8%), 시장경쟁 심화(10.4%) 등을 들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소비 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것에 대비해 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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