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류비 부담 커지며 르쌍쉐 수출 판매에 악영향 예상
현대차·기아는 현대글로비스 및 해외공장 활용으로 안정적 상황
향후 내수 판매에 이어 해외 판매량 격차도 벌어질 전망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내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르노코리아·쌍용자동차·한국GM(르쌍쉐)이 물류비 증가 및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수출 판매마저 어려워지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올해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높여 잡았는데, 향후 판매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정상화 흐름에 따라 자동차 수출 물동량이 급증하며 물류 선박이 부족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자동차 제조사들이 셧다운 됐다가 판매를 재개하며 선박이 부족해졌다”며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해 물류비 또한 올랐다”고 말했다.

물류비 상승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현대차·기아에 비해 규모가 작은 르쌍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르노코리아 협력업체 협의회는 지난 12일 물류비 부담을 호소하며 정부에 지원책을 요구했다. 쌍용차와 한국GM 역시 부담이 크긴 마찬가지다. 내수에서 현대차·기아에 경쟁력이 밀리며 수출 확대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물류비 증가와 더불어 글로벌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악재를 맞고 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의 부담이 크다. 쌍용차는 최근 남미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르노코리아 및 한국GM에 비하면 아직 수출 비중이 크지 않다. 쌍용차는 지난해 토레스 출시로 내수 판매를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중견 완성차 3사는 각각 ▲르노코리아 내수 5만2621대(13.9%↓)·수출 11만7020대(63.3%↑) ▲쌍용차 내수 6만8666대(21.8%↑)·수출 4만5294대(61.0%↑) ▲한국GM 내수 3만7237대(31.4%↓)·수출 22만7638대(24.6%↑)를 판매했다. 

최근 물류비 증가에도 현대차그룹과 르쌍쉐가 다른 상황을 맞고 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최근 물류비 증가에 현대차그룹과 르쌍쉐가 다른 상황을 맞고 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대차와 기아의 상황은 앞선 르쌍쉐의 상황과 상반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완성차를 수출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로, 물류업을 담당한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 및 기아와 장기계약을 맺었다. 최근의 물류비 상승 및 선박 부족 현상의 부담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계약에 따라 현대차의 차량을 운송하고 있다”며 “물류비용을 때마다 달리 적용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지 생산공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현대차·기아에게 이점이 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현지 상황에 맞는 차종으로 경쟁력을 내세워 물류비 부담 없이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업계에선 내수를 비롯해 해외 판매에서도 현대차·기아와 르쌍쉐 간 판매격차가 향후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자동차 구매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도,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전년보다 높게 잡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각각 432만1000대, 320만대의 판매 목표를 제시했다. 전년 판매량 대비 각각 9.5%, 10.2%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내수에서 68만8884대(5.2%↓), 해외에서 325만5695대(2.9%↑)를 판매했다. 기아는 내수에서 54만1068대(1.1%↑), 해외에서 236만2551대(5.4%↑)를 팔았다.

현대차그룹 단위로 따졌을 때 내수 판매량은 122만9952대 해외 판매량은 561만8246대에 이른다. 같은 기간 르쌍쉐의 내수 판매량 15만8524대, 수출 판매량 38만9952대의 약 8배, 14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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