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G엔터, 애니메이션 중국 진출에 올 들어서만 57% 넘게 상승
캐리소프트, 아동 애니메이션 중국 정부 영화 내용 심의 통과에 오름세
‘중국 소비회복’ 대세 트렌드 방증···정치적 리스크 고려해야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아동 콘텐츠 관련 상장사들이 중국 시장 진출 기대감에 가파른 주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아동 애니메이션 관련 종목들의 강세가 두드러지는데 일부 종목의 경우 올해 들어만 50%가 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을 정도다. 화장품과 여행 등 전통적인 중국 소비주와 함께 키즈 콘텐츠도 틈새 수혜주로 조명받고 있어 향후 주가 추이가 주목된다.
1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서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SAMG엔터)는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단 9거래일 만에 57.31%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쳐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상승률이다. 코스닥 지수는 이 기간 3.94% 상승했다. SAMG엔터는 이날 역시 장중 3%가 넘는 상승 흐름을 보였다.
키즈 콘텐츠를 주로 만드는 SAMG엔터는 지난해 12월 6일 상장한 새내기주다. 상장 당시만 하더라도 증시 침체 영향에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공모가의 경우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공모가 밴드 하단인 2만1600원에 크게 못 미치는 1만7000원으로 확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상장 이후 재평가되면서 주가가 공모가 대비 2배 넘게 뛰어오른 것이다.
SAMG엔터의 주가가 상승가도를 달리는 배경에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 기대감이 깔려 있다. SAMG엔터는 핵심 IP(지식재산권)인 ‘캐치! 티니핑’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한 3D 애니메이션 ‘반짝반짝 캐치! 티니핑’이 최근 중국 애니메이션 채널인 진잉카툰(金鹰卡通)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진잉카툰은 중국 10대 애니메이션 채널로 중국 내 2억가구 이상이 시청하고 있는 채널이다.
‘반짝반짝 캐치! 티니핑’은 앞선 지난해 12월 29일에 중국 4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에서 동시에 공개됐고 하루 만에 중국 OTT 플랫폼 유쿠와 아이치이의 실시간 인기 콘텐츠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지난 2일에는 누적 조회 수 1억회를 돌파하면서 중국 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SAMG엔터의 실적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졌다. SAMG엔터는 단순히 애니메이션 제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IP를 활용해 완구나 관련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중국 내 소비 시장이 큰 만큼 애니메이션의 성공이 부수적인 실적 기대감을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SAMG엔터가 중국 등 해외에 기반한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키즈 콘텐츠 제작사 캐리소프트 역시 중국 시장 진출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캐리소프트 주가는 전날 8110원으로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기록한 연저점인 4400원 대비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캐리소프트는 지난달 7일에는 장중 1만2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캐리소프트는 어린이와 가족 대상의 3D 애니메이션 영화 ‘캐리와 슈퍼콜라’가 중국 정부의 영화 내용심의를 통과하여 현지 전역의 영화관 상영이 가능해졌다고 지난해 말 밝힌 바 있다. 캐리와 슈퍼콜라는 캐리소프트의 ‘캐리와 친구들’ IP로 제작한 콘텐츠다. 캐리소프트는 극장뿐만 아니라 OTT, IPTV(인터넷 망을 통한 양방향 텔레비전 서비스)로 채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라는 점도 투심에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중국 수혜주는 화장품이나 여행 등 전통적인 소비주 위주로 시장의 조명을 받았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강세가 주목된다. 투자자 관심이 덜했던 키즈 콘텐츠가 중국 수혜주로 새롭게 떠오르면서 중국 소비 회복 키워드가 지난해 말부터 대세 투자 트렌드가 됐다는 방증이기도 한 까닭이다. 이에 이들이 지속적인 시장 관심을 받을지 향후 주가 추이가 주목된다.
다만 아직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지 않고 중국과의 정치적인 이슈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최근 들어 게임 판호를 대거 발급하는 등 콘텐츠와 관련된 호재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라면서도 “아직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인데다 중국인의 국내 입국과 관련해 중국 정부와 마찰이 발생한 상황이라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