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빌드업 특별강연 콘서트' 성료
"비보험 상품 판매, 헬스케어 등 새로운 전략 필요"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고령화 속도가 가팔라지고 보험 가입률이 98%에 달하는 부정적인 현실 속에서 보험설계사 살아남기 위해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보험 금융상품 판매,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 등 전통적인 보험업 경계를 허무는 영업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 콘텐츠 스타트업 파인베리컴퍼니는 전날 서울 성북구 성수아트홀에서 '2023 빌드업 특별강연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설계사, 보험사 관계자 등 3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했다.
첫 번째 강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돈블리’로 활동 중인 박순화 처브생명 설계사가 맡았다. 그는 대체 불가능하고 경쟁력을 갖춘 설계사가 되려면 ‘퍼스널브랜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설계사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5년 뒤 65세 이상 인구가 20%가 넘어 유효피보험자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가구 당 민간보험 가입률이 98.2%로 매우 포화 상태이기에 설계사는 스스로를 무기로 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설계사는 우선 고객이 이미 가입한 보험상품 중 고객 상황에 잘 맞지 않는 부분을 파악하고 바로잡아주는 ‘리모델링’ 전략을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단순 직업소개에서 벗어나 전문성을 드러내고, 본인만의 특징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강연을 맡은 김승동 보험전문 기자는 올해 보험업계 전망을 다뤘다. 그는 "올해는 자본건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바뀌기 때문에 저축성보험을 판매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 판매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포화상태에 이른 장기인보험은 업셀링, 리모델링, 승환계약, 전환계약이 활발해질 것으로 봤다. 많은 보험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무해지, 혹은 저해지 환급형 상품을 판매하고, 표적항암, 재가보험 등 새로운 보장공백을 메꿀 것이란 관측이다.
세 번째 강연을 맡은 오명진 파인베리컴퍼니 자문 계리사는 일부 예상과는 달리 앞으로 보험시장에서 손해보험사보다 생명보험사가 더 유리하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손보사는 이미 제3보험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신계약을 할 수 있는 가망고객이 부족하지만, 이제 제3보험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생보사들은 기존의 종신보험 기반 위에 새로운 고객을 추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비보험 금융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등 업권의 장벽도 허무는 영업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형 금융지주가 외국계 보험사를 인수했지만,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가 잘 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한라이프 보험상품에 가입한 소비자가 신한카드 고객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설계사에게 이는 기회라는 설명이다. 오 계리사는 "보험은 금융권 중에 유일하게 고객에게 직접 찾아가는 산업"이라며 "보험설계사 '기동성'을 강점으로 카드상품, 퇴직연금, 펀드까지 제안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강연은 박인아 신한라이프 교육실장이 진행했다. 그는 "인구절벽이 공공보험 손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심각한 재정문제가 올 수 있다"라며 “이는 공공보험료 부담 증가를 초래해 국민들의 민간보험 가입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설계사는 장기보험의 가입의 90% 이상을 담당한다"며 "인구구조 변화로 야기된 보험산업의 침체는 설계사의 신계약 동력 저하와 대면채널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실장은 보험설계사의 역할이 판매에서 '관리'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험업계의 신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고객은 나에게 관심있는 설계사를 찾으며, 헬스케어로 그 관심을 표현할 수 있다"며 "건강검진 관리, 만성질환 조언 등을 통해 실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